1위 싸움은 멀어졌다. 이제 2위 지키기가 시급해졌다.
롯데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롯데는 지난 14일 광주 KIA전 더블헤더에서 1무1패로 아쉬움을 남기더니, 15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패했다. 더블헤더 시작 전만 해도 1위 삼성과 3.0경기차로 가시권에 있었던 2위 롯데는 그러나 이틀 만에 격차가 4.5경기로 벌어졌다. 삼성과 잔여 4차례 맞대결이 남아있지만 현실적으로 1위 싸움이 힘들어졌다.
이제 관건은 2위 수성 여부. 3위 SK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SK는 최근 4연승으로 롯데를 단숨에 1.0경기차로 맹추격했다. 페넌트레이스 2위와 3위는 어마어마한 차이다. 포스트시즌 더 나아가 한국시리즈를 생각하면 무조건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잡아야 대권 도전이 가능하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삼성과의 1위 싸움은 확률적으로 어려웠다. 그보다 SK와의 2위 싸움이 중요하다. 남은 경기에서 5할 승률을 하면 우리팀이 유리하다. 무승부가 많기 때문에 최종적인 승률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SK와 남은 4경기에서도 2승2패로 5할 승률 하면 유리하다"고 말했다.
양 감독의 말대로 현행 프로야구 순위 제도에서 무승부는 0.5승을 의미한다. 무승부가 많을수록 최종 승률에서 유리하다. 롯데는 올해 무승부가 6경기로 8개팀 중에서 가장 많다. SK는 무승부가 3경기. 2위 싸움에서 롯데에 무승부가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게 됐다.
경우의 수를 대입하면 롯데가 SK보다 얼마나 유리한지 알 수 있다. 롯데가 잔여 14경기 7승7패로 5할 승률을 거두면 SK는 10승7패를 해야 2위 역전이 가능하다. 롯데가 8승6패를 거둘 경우 SK는 11승6패를 거둬야 한다. SK가 롯데보다 3승 이상을 더 올려야 순위 뒤집기가 가능한 상황이라 여전히 롯데가 유리한 입장이다.
그러나 확률은 말 그대로 확률일 뿐이다. 남은 경기에서 꾸준한 경기력을 보이는 게 관건이다. 롯데는 비록 삼성전에서 아쉽게 패했지만 더블헤더 여파에도 9회 2사 후 오승환을 상대로 몸에 맞는 볼과 안타 2개로 1득점하며 1점차로 끈질기게 추격, 마지막까지 삼성과 오승환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롯데다운 경기를 한다면 2위 수성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수 있다.
지난해 롯데는 잔여 2경기를 남겨둔 10월4일 창단 첫 페넌트레이스 2위를 확정한 바 있다. 지난해 롯데를 추격한 3위팀도 SK였다. 아쉽게 1위가 멀어진 롯데가 2년 연속 이어지게 된 SK와 2위 싸움에서 수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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