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에서 ‘공격’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방울뱀 축구’의 제주 유나이티드(경기당 평균 1.86골)와 ‘닥공’의 전북 현대(평균 2.00골)가 스플릿 상위리그 첫 판에서 격돌한다.
제주는 16일 오후 3시 홈인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과 2012시즌 현대오일뱅크 K리그 31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11승10무9패, 승점 43점으로 상위 8팀 중 7위에 머물러 있는 제주로선 3위까지 주어지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티켓을 손에 넣기 위해서라도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경기다.
하지만 제주는 올 시즌 전북을 상대로 홈과 어웨이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지 못할 만큼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안방서 1-3으로 무릎을 꿇었고 8월 원정에선 종료 직전 뼈아픈 동점골을 허용, 3-3으로 비겼다. 이를 포함해 최근 4경기에서 2무2패에 그치고 있으니 전북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제주로선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FA컵까지 탈락한 상황이기에 이제 마지막 스플릿 라운드에 모든 걸 걸어야 한다. 박경훈 감독 역시 정규리그 막판 8경기에서 4무4패에 그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오직 스플릿 리그를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박경훈 감독 역시 “여정의 첫 단추인 전북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두겠다”며 굳은 각오를 밝혔다.
무엇보다 제주는 발목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던 ‘공격의 핵’ 산토스(13골9도움)가 지난 포항과의 FA컵 준결승전을 통해 정상적인 복귀를 알렸다는 점이 반갑다. 또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서동현이 경고누적으로 결장하지만 지난 8월 전북 원정에서 2골을 터트리며 포효했던 강수일도 대기 중이다. 송진형과 권순형이 버티는 중원도 무게감 면에서 밀리지 않는다.
그에 반해 제주를 상대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인 전북은 기세를 몰아 다시 한 번 제주 원정에서 승점 3점을 챙기겠다는 각오다. 서울에 승점 4점 뒤진 채 2위에 랭크돼 있는 전북 역시 첫 판을 승리로 장식한다면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총력전이 예상된다.
그러나 전북은 주중 우즈베키스탄과 A매치에 풀타임 출전했던 이동국이 선발 명단에서 빠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전술의 핵인 에닝요의 부상 소식까지 들려오며 전력에 차질을 빚고 있는 모습이다. 모든 감독들이 말하듯 한 경기 한 경기 바로 결승전인 상황에서 방울뱀의 제주와 닥공의 전북 중 어디가 웃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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