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긋난 모성이 일으킨 악행이 인과응보적 결과로 모습을 드러내는 형국이다. 학대 받은 영랑(채시라)의 주변은 아이러니하게도 사방이 온통 적이다.
지난 15일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다섯손가락’(극본 김순옥, 연출 최영훈)에서는 부성그룹 화재 사고 당시 일어난 유만세 회장의 사망사건을 두고 목격자들이 속속 등장하며 영랑의 목을 조르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영랑의 비극적 최후를 바라는 인물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복수의 칼날을 별렀다. 과거 부성그룹 헬퍼로 일했던 동희(송예준)는 유만세 회장 사망 사고의 범인으로 영랑을 지목하며 돈을 요구했고, 영랑이 자신의 오른팔이라고 믿는 최 변호사(장현성) 역시 동희와 입을 맞춰 영랑의 목을 조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과거 영랑이 사랑했던 남자로 남편과 시어머니로부터 핍박당하게 만든 정욱(전노민) 역시 건설회사 CEO로 등장해 부성그룹을 쓰러뜨리겠다며 복수의 칼날을 겨눴고, 화재사고 범인으로 지목된 채 목숨을 잃은 수표(오대규)의 유족들 역시 진실을 밝혀내겠다며 영랑의 퇴로를 막아섰다.
부성그룹 화재 사건으로 촉발된 이 같은 상황은 영랑이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학대당하고 급기야는 친아들의 자리를 밖에서 낳아온 남편의 자식에게 내줄 상황에서 택한 영랑 나름의 대처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를 지옥불에 떨어지게 만드는 진퇴양난 상황을 일으켰다. 영랑은 이 같은 선택을 스스로의 생존과 아들을 지키기 위한 모성으로 여기고 있지만, 그녀의 주변은 아이러니하게도 사방이 온통 적이다.
총 30부작으로 기획된 ‘다섯손가락’은 이 같은 과정을 그리며 10회 방송분을 마친 상황. 전반부를 달려온 ‘다섯손가락’에서 영랑의 속죄는 이뤄질 수 있을까? 퇴로가 없어 보이는 그녀의 선택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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