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대체 기획으로도 안방극장에 즐거움을 선사하며 7년 장수 예능 프로그램의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 15일 방송된 ‘말하는대로’ 2탄은 지난 달 방송된 ‘약속한대로’ 특집에서 나온 벌칙을 수행하고자 입에 단내 나도록 뛰어다니는 멤버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정형돈, 데프콘, 노홍철, 하하는 북경 만리장성에 가서 자장면을 먹어야 하는 벌칙을 수행하는데 성공했지만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길은 기상악화로 독도에 방문해 경비대원들에게 콩국수와 열무국수를 대접하는 일을 하지 못했다.

양팀은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패러디한 각각 ‘북경스타일’과 ‘독도스타일’을 제작해야 했지만 서울팀은 결국 방송국과 목욕탕 등을 누비면서 ‘무도스타일’을 만드는데 만족해야만 했다.
대체 기획, 일명 ‘땜빵’이었지만 서울팀의 제작 과정은 눈물 나게 웃음을 줬다. 유재석은 스태프도 표정 관리가 안 될 만큼 장기간 촬영을 강행했고 나머지 멤버들도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코믹 분장쇼를 쉴 틈 없이 이어갔다.
웃음을 위해 ‘물따귀’의 고통을 감수하는가 하면 ‘무한도전’ 내 존재감이 미비했던 길의 해양생물변신은 안방극장을 박장대소하게 했다. 물개, 문어, 거북이, 멍게로 이어지는 길의 코믹변장과 경쟁자인 북경팀으로부터 “정말 힘들게 촬영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고생 가득한 촬영은 웃기면서도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물론 해외 촬영을 감행한 북경팀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 투혼도 시청자들을 감동하게 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 촬영을 이어갔던 이들의 모습은 북경팀과 서울팀의 뮤직비디오 점수가 동점이라는 다소 싱거운 결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이유가 됐다.
이처럼 급작스러운 기상 악화로 인해 촬영이 무산된 돌발상황에도 불구하고 빵빵 터지는 웃음을 만든 것은 7년여간 토요일 프라임시간대를 지킬 수 있었던 ‘무한도전’이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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