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이재원 대타 작전, 돌아보니 섬뜩"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9.16 16: 23

"경기 후 다시 그 장면을 복기하는 데 간담이 서늘했다. 재원이가 잘 쳐서 성공한 작전이다. 내가 잘 한 것은 없다".
이만수 SK 와이번스 감독이 전날(15일) 이재원의 대타 역전 결승 만루포를 돌아보며 선수에게 더욱 고마워했다.
이 감독은 16일 문학 KIA전을 앞두고 덕아웃에서 15일 4-5로 뒤진 7회말 2사 만루에서 좌완 진해수 등판에 오른손 대타 이재원을 내세운 장면을 떠올렸다. 전 타석에서 좌중간 담장 직격 1타점 2루타로 추격전 도화선에 불을 붙였던 박정권 대신 이재원을 대타로 내세웠던 이 감독의 전략은 역전 결승 만루포로 이어지며 12-5 역전승 토대가 되었다.

"재원이가 상무에 있던 만큼 박치왕 상무 감독으로부터 재원이의 변화 정보를 들었다. 원래 왼손 투수 공략도 잘 했던 데다 이제는 잠수함 투수의 공도 잘 친다더라. 그러나 박정권이 전 타석에서 담장 직격 1타점 2루타를 친 데다 우리 팀 중심타자이자 주장이었다. 그만큼 고민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재원을 대타 카드로 꺼냈다".
사실상 거의 모든 전략은 과정론보다 결과론으로 평가받는다. 군 입대 전에도 좌완에 강한 면모를 보였던 이재원이지만 그래도 십중팔구 안타나 홈런을 때려낼 수는 없는 일. 이 감독의 모험은 결과적으로 이재원의 만루포로 이어지며 대성공작이 되었다.
"과감하게 했다지만 내가 잘한 것은 없다. 나도 경기 후 그 장면을 돌아보니 섬뜩했을 정도였다. 재원이가 못 쳤으면 큰일날 뻔 했는데 다행히 재원이가 너무 잘 쳤다. 오른손 대타 요원으로서 충분히 잘 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잘 준비시켜 놓겠다". 유망주의 한 방에 가슴을 쓸어내리며 다시 한 번 고마워한 이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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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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