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이 6년 만의 부산 원정 승리와 함께 16개 구단 중 가장 먼저 20승을 달성했다.
최용수 감독이 지휘하는 서울은 16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서 열린 K리그 31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 원정경기서 데얀과 몰리나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최근 3연승을 달린 서울은 20승 7무 4패 승점 67점으로 리그 1위 자리를 더욱 굳건히 했다.
서울은 최근 부산전서 6경기 연속 무패(4승 2무)를 기록함과 동시에 2006년 10월 29일 이후 처음으로 부산 원정서 승리를 차지, 부산 원정 9경기 연속 무승(6무 3패)의 부진에서 탈출하게 됐다.

김한윤이 퇴장으로 출전 정지, 박용호가 계약 옵션으로 출전하지 못한 부산은 포백으로 서울을 상대했다. 서울의 강력한 공격진을 막기 위해 부산의 트레이드 마크인 스리백을 이용한 질식수비를 펼칠 것이라는 예상과 달랐다. 안 감독은 "중앙 수비수가 부족해 포백을 내세울 수밖에 없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서울은 평소와 차이가 없었다. 국가대표팀에 차출됐던 고요한과 하대성, 데얀 등이 그대로 선발로 나섰다. 한태유가 포백 라인의 바로 위에 섰고, 하대성과 고명진이 그 위에서 공격진에 공을 공급했다. 당연히 데얀-몰리나-에스쿠데로로 이어지는 막강 공격진도 그대로였다.
막강한 공격진을 보유한 만큼 서울은 선제골도 빠른 시간에 터트렸다. 서울은 전반 8분 오른쪽 측면에서 몰리나가 내준 패스를 데얀이 받아 아크 정면에서 슈팅으로 연결, 부산의 골망을 흔들었다. 데얀의 슈팅은 골키퍼 전상욱의 정면으로 향했지만, 많은 비 때문에 전상욱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골로 이어졌다.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한 서울이었지만 이후 공격은 날카롭지 못했다. 전반 13분 하대성과 데얀, 에스쿠데로로 이어지는 연계 플레이가 가장 눈부셨을 뿐이다. 에스쿠데로의 슈팅은 수비의 발에 걸려 골로 이어지지 않았고, 서울은 이 슈팅을 마지막으로 전반전 동안 추가 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
서울이 부진한 틈을 타 부산도 거센 반격을 펼쳤다. 동점이 필요한 부산으로서는 공격을 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에 비해 공격진이 약한 부산은 빠른 역습을 통해 서울 수비진을 공략했다. 특히 전반 29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이종원이 반대쪽으로 침투하는 임상협을 보고 킬러 패스를 시도, 서울 수비진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완벽하게 무너뜨리기도 했다. 비록 임상협의 슈팅이 골대 옆 그물을 흔드는데 그쳤지만 이종원의 패스는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내는데 충분했다.
전반전 동안 침묵했던 서울은 후반 들어 다시 힘을 냈다. 후반 7분 데얀은 절묘한 오버헤드킥으로 탄성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데얀은 에스쿠데로가 박스 왼쪽으로 침투, 수비수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뒤 자신에게 내준 크로스를 오른발 오버헤드킥으로 연결했다.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부산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에 충분했다.
부산은 공격진이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자 전반전에서 약간의 부상을 당한 한지호를 뺐다. 후반 6분 한지호 대신 그라운드에 투입된 윤동민은 즉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윤동민은 후반 11분 임상협이 아크 정면에서 시도한 슈팅이 수비수에 맞고 나오자, 재빨리 달려 들어 다시 슈팅으로 연결했다. 비록 골키퍼 김용대의 정면으로 향했지만 윤동민의 민첩함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부산의 교체에 자극을 받은 서울도 후반 14분 첫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에스쿠데로 대신 최태욱을 투입한 것. 우천 경기로 인해 체력이 떨어진 에스쿠데로 대신 최태욱을 넣어 공격진에 활기를 불어 넣겠다는 생각이었다.
최태욱 카드는 성공적이었다. 최태욱은 후반 33분 부산의 오른쪽 측면을 돌파,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려 몰리나의 골을 이끌어 냈다. 몰리나의 강력한 슈팅도 인상적이었지만, 개인기로 수비수를 제치고 완벽한 크로스를 올린 최태욱의 활약이 더 돋보였다.
부산으로서는 맥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부산은 후반 29분 방승환 대신 신인 김지민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교체 직후 내준 추가 실점에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부산은 후반 39분 이종원 대신 측면 자원인 유지훈을 투입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지만, 끝내 만회골을 넣는데 실패하며 6년 만에 홈에서 서울에 패하고 말았다.
▲ 16일 전적
부산 0 (0-1 0-1) 2 서울
▲ 부산
△ 득점=전8 데얀 후33 몰리나(이상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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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서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