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일본 프로야구 진출 첫 해 3관왕을 꿈꿨던 이대호(30,오릭스 버펄로스), 하지만 8월 이후 페이스 하락으로 이제는 홈런 선두도 빼앗기고 타점왕 자리까지 위협받고 있다.
특히 이대호는 9월 들어 단 1개의 홈런도 치지 못하면서 홈런왕 레이스에서 점차 뒤쳐지고 있다. 이대호는 15일 고베 홋토못토필드에서 벌어진 라쿠텐 골든이글스와의 경기에서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 홈런을 추가하지 못하면서 무려 21일째 홈런을 기록하지 못하게 됐다.
이대호가 마지막으로 홈런을 기록한 건 지난달 26일 세이부전. 당시 이대호는 홈런왕 경쟁자인 세이부 나카무라 다케야의 머리 위를 넘어가는 홈런포를 터트혔다. 이후 이대호는 타격 페이스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3할을 넘나들던 타율이 이제는 16일 현재 2할8푼1리까지 떨어졌고 타점 행진도 9월 이후 3타점을 추가하는데 그치고 있다.

더욱이 이대호의 9월 성적은 더욱 아쉽다. 이대호는 9월 들어 타율 1할6푼4리(61타수 10안타), 3타점 6볼넷을 기록하면서 확실하게 페이스가 떨어진 모습을 노출하고 있다. 때문에 이대호는 21일째 홈런을 추가하지 못하면서 세이부의 나카무라에게 홈런 선두 타이틀을 내준 상황. 현재 퍼시픽리그 홈런 순위는 나카무라가 홈런 24개로 1위, 이대호가 21개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세이부가 18경기, 오릭스가 15경기를 남겨뒀기에 홈런왕 타이틀은 사실상 탈환이 힘들어진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대호가 갑자기 페이스가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체력적인 문제다. 한국은 1년에 133경기를 치르는데 일본은 이보다 11경기가 많은 144경기를 치른다. 한국에서도 이대호는 9월이면 페이스가 조금 떨어지곤 했다. 이대호는 일본진출 첫 해 적응문제까지 겹치며 더 빨리 페이스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오릭스는 이대호를 제외하고 강타자가 없어 사실상 견제가 이대호 선수 한 명에게 집중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대호가 받는 스트레스, 그리고 압박감은 배가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동거리가 한국보다 훨씬 늘어나 이대호는 체력적인 문제까지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이런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대호는 전경기에 출장하는 강행군을 소화 중이다. 다만 최근들어 이대호는 1루수 대신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회수가 늘어나고 있다.
일본진출 첫 해 야심차게 타격 3관왕을 노렸던 이대호, 이제 타율은 10위권 밖으로 밀렸고 홈런도 1위에 3개나 뒤졌다. 남은 건 타점왕 레이스, 이대호가 80타점을 기록 중이고 나카무라가 72타점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한때 두 선두의 타점은 16점이나 차이가 났지만 이대호가 주춤하면서 추격을 허용한 상황, 과연 타점 타이틀을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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