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처롭다.
최만희(56) 광주 FC 감독을 보고 있으면 드는 생각이다. 최 감독은 지난 시즌 신생팀 광주를 맡아 리그 11위까지 이끌었다. 신생팀으로서는 엄청난 성과였다. 최 감독과 광주 선수단이 1년 동안의 노고를 보상 받는 듯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없었다.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최 감독은 내색조차 하지 않았다. 11위의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선수 보강 등 투자가 절실했다. 하지만 광주 구단은 그러지 못했다. 오히려 기존에 있던 선수조차 지키지 못했다.

대표적인 선수들이 박병주와 허재원(이상 제주)이다. 지난 시즌 광주 수비진의 핵심 선수였던 두 선수를 광주는 잡을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구단의 지지부진한 모습에 두 선수는 제주로 떠나고 말았다. 팀 내 재정적인 문제가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제주가 두 선수에게 주는 현재 연봉의 절반 수준으로 잡을 수 있었다는 사실은 아쉬움을 남긴다.
최 감독도 두 선수의 이적을 가장 아쉬워 했다. 최 감독은 "박병주와 허재원의 이탈로 생긴 공백을 메우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며 고개를 저어댔다. 지난해 30경기 43실점이었던 팀 실점이 올해에는 30경기 49실점으로 늘어난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어떤 감독이든지 자신의 팀에 100% 만족하는 팀은 없을 것이다. 지속적으로 관찰하다 보면 부족한 점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 또한 그 부족한 점을 메우는 가장 쉬운 방법은 선수 영입이다. 이 때문에 많은 감독들은 자신들이 지도하는 팀에는 "선수가 없다"고 하며 여름과 겨울 이적 시장에서 선수들을 영입할 발판을 만든다.
하지만 최만희 감독에게는 꿈과 같은 일이다. '선수가 없다'는 등 불만이 많은 감독들이더라도 최 감독 앞에서는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연간 운영비가 기업 구단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시민 구단. 게다가 그 시민 구단 중에서 지원이 가장 적다고 알려진 광주의 감독에게 다른 구단들의 하소연은 사치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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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만희 광주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