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한 배우 주지훈과 박해진의 활약에 시청자들의 눈이 즐겁다. 두 사람은 나란히 풍파를 겪으면서 한동안 작품 활동이 뜸했다. 각각 사연은 다르지만 힘든 시간을 겪었고 한층 견고하고 성숙해진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섰다.
주지훈은 SBS 주말드라마 '다섯손가락'으로 무려 5년 만의 지상파 드라마 컴백에 성공했다. 전역 이후 첫 작품으로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를 선택, 신고식을 마친 그는 주말 밤 프라임 시간대 드라마를 통해 이번엔 안방극장 팬들과 만났다. 지난 2009년 마약 파문으로 활동을 중단한 후 2010년 입대, 그리고 2011년 말 제대한 그는 곧장 영화와 드라마 등 과거의 과오를 잊히게 할 만큼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고 있다. 특히 드라마로는 '다섯손가락'이 지난 2007년 '마왕' 이후 5년 만의 작품이다.
극중 주지훈은 고아로 살다 한순간에 최대악기제작회사의 장남이 되어버리는 기가 막힌 운명의 남자 유지호 역을 맡았다. 천재적인 능력을 지닌 피아니스트임과 동시에 계모 영랑(채시라 분)과 남동생 인하(지창욱 분)를 상대로 부친의 회사를 지키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야 하는 위태로운 인물. 주지훈은 군더더기 없는 연기력으로 유지호 캐릭터를 호연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아직 계모의 계략을 눈치 채지 못한 유지호가 모든 사실을 알게된 후 극 전개는 더욱 긴박하게 흘러갈 전망. 주지훈의 감정 연기가 폭발하게 될 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시청자들은 담백하면서도 디테일한 주지훈의 연기에 몰입하고 있다. 과거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 등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던 만큼 내공이 상당하다. 풍파 속에 공백기가 있었지만 연기에 대한 여전한 감각도 눈길을 끈다. 무거운 짐과 병역 의무를 모두 털어낸 배우 주지훈의 미래가 기대되는 시점이다.
그런가 하면 박해진 역시 3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인 KBS 2TV 주말드라마 '내딸 서영이'(이하 서영이)에서 초반부터 특유의 훈남 이미지를 드러내며 기대감을 높이는 중이다.
박해진은 지난 2010년 병역 비리 의혹을 받고 그 여파로 활동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까지 처한 바 있다. 당시 고의로 병역을 기피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배우의 이미지에 흠집이 될 수도 있는 개인사와 가정사 등을 눈물 고백하기도 했다. 어둠의 터널을 지난 끝에 지난해 말 혐의를 벗었고 한류스타인 만큼 국외 활동을 먼저 시작하며 국내 팬들을 만날 날만을 손꼽았다.
어렵게 만난 '서영이'는 박해진에게 있어 오아시스 같은 작품. 지난 2009년 말 드라마 '열혈장사꾼' 이후 3년 만의 작품이다. 극중 삼재(천호진 분)의 아들이자 서영(이보영 분)의 이란성 쌍둥이 남동생으로 등장, 유쾌하면서도 배려가 깊은 국민남동생의 면모를 발휘하고 있다. 모친의 사망과 부친의 빚더미가 고난을 가져왔지만 그 안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의사의 꿈을 향해 다가간다. 누나 서영을 위한 든든한 보디가드이자 늙고 초라해진 부친 삼재에게는 유일한 아군이다. 사랑스럽고 훈훈한 캐릭터가 아닐 수 없다.
시청자들의 평가도 좋다. 첫 방송 이후 시청자 게시판과 관련 기사 댓글 등에는 박해진의 컴백을 반기는 네티즌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병역 의혹 이전 박해진은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탁월한 연기력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국내 인기가 하늘을 찌르면서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기도 했다. 한류스타로서의 입지는 여전히 흔들림 없이 탄탄한 상황. 이제 '서영이'를 통해 국내 활동도 본격화한 만큼 다시 뻗어가는 박해진의 활약상을 기대해 봄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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