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주말드라마 ‘다섯손가락’의 표절 의혹을 제기한 소설 ‘살인광시곡’ 작가가 보도자료를 냈다. 앞서 ‘다섯손가락’ 강신효 CP가 “표절의혹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한데 대한 재반박인 셈이다.
'살인광시곡' 작가는 17일 “드라마 '다섯손가락' 표절 논란에 있는 소설 '살인광시곡' 작가 김주연입니다”라는 글을 통해 이번 표절 논란이 표현은 보호하되 아이디어는 보호하지 않는 국내 저작권법의 열악한 현실에 의해 일어났다는 취지의 반박문을 공개했다.
김 작가는 표절의혹과 관련해 ‘다섯손가락’ 대본 1~4회차와 시놉시스를 확보해 추정했다며 “'살인광시곡'의 천재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실패한 피아니스트 등의 주요 인물들과 주제, 작품 전반의 모티브 및 중심 플롯 포인트들을 기반으로 하여, 이것을 다시 TV 드라마의 성격과 서사에 적절한 '제빵왕 김탁구'와 혼합한 것으로 보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표절의혹을 제기하기에 앞서 전제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며 “대한민국 저작권법은 '표현'은 보호하되 '아이디어'는 보호하지 않는다”며 “아무리 비슷한 소재를 다루고 있더라도 진행되는 이야기와 표현양식에 변형을 조금만 가하면 법적으로는 얼마든지 표절이라는 제재를 빗겨갈 수 있다. 그리고 또 이 지점을 이용해서 그간 많은 형태의 저작권 침해 사례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해왔으며, 공교롭게도 저 역시 제 소설과 '다섯손가락'의 사례를 그 중 하나가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는 이와 같은 국내 저작권법의 열악한 특성을 이용하여 '다섯손가락'은 소설 '살인광시곡'과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 인물관계나 주제, 모티브, 중심 플롯 포인트 등의 법률에서는 인정받기 어려운 '아이디어'만을 차용해서 하나의 새로운 작품으로 만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며 "모티브는 가져오되 전혀 다른 형식의 이야기로 풀어가면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작품이라는 주장을 할 수 있는 변명의 여지가 생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김 작가는 표절의혹을 제기함에 있어 ‘살인광시곡’과 ‘다섯손가락’ 사이의 장르의 차이, 두 작품 모두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표현 등을 따졌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한 블로거가 ‘다섯손가락’과 ‘살인광시곡’ 사이의 유사점이 있다며 드라마의 소설 표절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다섯손가락’ 강신효 CP는 “제가 블로거의 글을 접한 후 ‘살인 광시곡’을 읽고 느꼈던 당혹감 중 가장 큰 것은 배경이 음악일 뿐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 두 개의 작품을 놓고 어느 곳에서나 나올 수 있는 구성요소를 몇가지 나열하고는 이를 표절로 몰아가는 몰염치함이었다”며 표절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살인광시곡’은 전형적인 미스터리물이지만 ‘다섯손가락’은 한국 드라마에서 흔히 쓰이는 출생의 비밀을 바탕으로 천재와 그를 늘 시기할 수 밖에 없는 모차르트 살리에르의 갈등을 더하여 기획된 드라마”라며 “천부적 재능을 가졌지만 악마적 본능을 가진 아이가 입양당한 집에서 끝없이 학대당하고 결국은 자신의 성정체성마저 바꾼 채 음악을 위해 가족모두를 살해하는 소설과 ‘다섯손가락’이 어디가 닮았있다는 것인지 해명하라”며 반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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