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찌는 듯한 폭염과 도시를 휩쓸어 버릴 것 같던 폭풍이 지나고 청명한 가을이 왔다. 바뀐 계절에 맞춰 옷을 갈아입듯 메이크업도 변화가 필요하다.
뷰티전문가들은 계절에 어울리는 메이크업을 표현하고자 한다면 ‘컬러 선택’에 주목하라고 전한다. 하지만 메이크업 초보자 또는 사계절 내내 판박이 메이크업에 익숙한 귀차니스트에게 어려운 것이 바로 ‘컬러 선택’ 아닐까.

오센 스타일 깐깐리뷰(깐깐한 뷰티 점령기)는 ‘아이섀도 특집’과 함께 화장품 브랜드 3곳을 선정한 후, 가을에 어울리는 아이섀도 컬러를 추천받으며 가을 메이크업 트렌드 읽기에 나섰다.
브랜드 선정 기준은 ‘색조전문’ 수식어가 기본이며, 실제 메이크업 전문가들이 자주 찾는 브랜드로 구성했다. 선정된 3가지 브랜드는 베네피트, 슈에무라, 맥(MAC)이다.
기자는 각 브랜드에게 ‘가을컬러 아이섀도 1개를 추천해줄 것’을 요구했으며, 컬러 선택은 직접 브랜드 담당자가 했다. 추천받은 컬러는 카키, 골드 브라운, 코럴핑크다. 시중에서는 ‘레이닝 맨’, ‘806’, ‘파라디스코’라는 컬러명으로 불린다.
▲ 베네피트, 벨벳 아이섀도 ‘레이닝 맨’

1) 깐깐 선정 이유
- 최지영 : 우연히 본 케이스가 마음에 든다. 그 안에 든 컬러는 더 예쁘겠지?
- 황인선 : 스토리가 있는 ‘색조 화장품’, 이번에는 ‘벨벳’
2) 깐깐 가격 분석
- 1g당 10,000원 (용량 3.0g, 정가 30,000원)
3) 깐깐 기자 체험
★ GOOD & BAD 최지영 기자 'A' ☞ “아이라인 안 해도 될 만큼 선명하군”
- 발색 'A' : 한 번의 발림으로도 어느 정도 컬러가 표현된다.
- 지속력 'A' : 흐트러짐이 없다.
종합평가
기자는 평소 눈 화장을 할 때 꼭 아이섀도를 바른다. 때문에 장, 단점을 파악하기가 쉽다. 그런데 이번에 리뷰를 한 3가지 제품 모두 사실 기대 이상의 발색이나 지속력을 보여줬다. 기자 개인적으로는 모두 추천하고 싶은 제품임을 밝혀둔다.
도착한 아이섀도 중 가장 진한 색이라 눈에 제일 먼저 띄었다. 평소 잘 칠해보지 않았던 컬러라 어떻게 표현될 지 또 피부가 까만 편인 기자에게 잘 어울릴지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일단 발색력은 상당히 훌륭하다. 한 번만 발라도 케이스에 담긴 섀도 컬러가 어느 정도 비슷하게 표현이 된다.
그러다보니 베이스로 눈두덩이 전체에 바르기에는 너무 과한 느낌이 있다. 아이라인을 따라 포인트만 줘서 연출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고 예쁘다. 또 이런 카키 컬러 자체가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보다는 다른 은은한 컬러와 믹스해서 표현하는 것이 더욱 세련돼 보인다는 전문가의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기자는 약간 오렌지 빛이 가미된 연한 아이섀도를 베이스로 바른 후 베네피트 제품을 포인트로 연출해봤다. 훨씬 눈매가 깊이 있어 보였고, 베네피트 섀도가 가진 고유의 컬러도 오히려 더 잘 표현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발색력이 좋아 3번 정도 덧칠하면 아이라인 못지않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아이라인 초보자들에게 아이라인 대용으로 좋을 듯.
★ GOOD & BAD 황인선 기자 'A-' ☞ “가을 스모키 메이크업에 ‘딱’"
- 발색 'A' : 블랙 컬러 못지않은 진한 발색을 자랑해
- 지속력 'B' : 처음 그 느낌이 하루 반나절을 넘진 않는군
종합평가
베네피트의 카키 컬러 ‘레이닝 맨’은 기존에 접했던 카키 컬러보다 약간 짙은 회색 또는 푸른빛이 감도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빛에 반사되는 각도를 다르게 하면 청둥오리의 머리색이 보이기도 한다. 여기에 거의 티가 나지 않을 정도로 입자가 고운 오색 펄이 뒤섞여 화려한 발색을 돕고 있다.
기자는 이미 T브랜드 카키 컬러 아이섀도를 사용하고 있다. 그 제품은 여러 번 덧바르면 그제야 선명한 카키 빛이 난다. 하지만 베네피트의 카키컬러는 달랐다. 단 한번으로도 선명한 발색을 자랑했으며, 오색 펄로 인해 여러 각도에 따라 다른 컬러의 이미지가 난다.
아이섀도의 선명한 발색만큼 중요한 건 얼마나 오랫동안 처음의 색이 유지되느냐가 아닐까. 처음 발색 후 약 8시간이 지난 뒤에 살펴보니, 처음의 선명한 발색과는 다르게 푸른빛의 카키 톤이 거의 진회색 빛으로 바뀌어 있어 아쉬웠다.
올 가을 트렌디한 아이 메이크업을 위해 ‘카키’에 도전하고 싶은 이를 위해 팁 하나를 전한다. 좀 더 카키 컬러를 본인의 피부색과 어우러지게 하고 싶다면 ‘갈색’ 또는 ‘회색’을 함께 섞어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피부색이 어두운 편이라면 부드러운 갈색이 카키의 느낌을 강조해 줄 것이며, 피부색이 밝은 편이라면 회색을 이용해야 카키가 가진 고유의 세련된 느낌을 부각시킬 수 있다.
▲ 슈에무라, 프레스드 아이섀도 ‘브라운 806’ 골드 브라운

1) 깐깐 선정 이유
- 최지영 : 기자가 좋아하는 김민희 때문에 슈에무라 제품은 늘 관심의 대상
- 황인선 : 브랜드 볼터치 발색만큼이나, 기대가 되는 ‘아이섀도’
2) 깐깐 가격 분석
- 1g당 11,900원 (용량 2.1g, 정가 25,000원)
3) 깐깐 기자 체험
★ GOOD & BAD 최지영 기자 'A' ☞ “가을에 딱 어울리는 컬러네”
- 발색 'A' : 2번 정도만 발라도 꽤 선명하게 컬러가 연출된다.
- 지속력 'A' : 저녁까지도 큰 변화 없이 유지된다.
종합평가
기자는 개인적으로 약간의 스모키 메이크업을 즐기기 때문에 평소 골드, 브라운 컬러 아이섀도를 좋아하고 또 자주 사용한다. 그런데 마침 슈에무라에서 골드 브라운 컬러를 추천해서 무척 반가웠다.
아이섀도의 경우 보통 실제로 눈에 발랐을 때는 보이는 컬러보다 훨씬 연하게 표현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제품은 거의 유사하게 발색됐다. 펄감도 너무 과하지 않고 적당히 은은하게 표현돼서 좋았다.
얇게 펴 바르면 눈두덩이 전체에 바탕으로 연출해도 괜찮고, 아이라인을 따라 포인트로 선명하게 발라도 잘 표현된다. 2~3번 정도 바르면 온전히 골드 브라운이 발색된다. 바를 때도 가루날림 같은 현상 없이 깔끔하게 발리며, 오후 늦게까지도 거의 컬러를 유지하고 있는 편이다.
★ GOOD & BAD 황인선 기자 'A+' ☞ “앞으로 아이섀도는 무조건 슈에무라다!”
- 발색 'A+' : 수입해온 실크를 흘린 듯 우아한 발색
- 지속력 'A+' : 퇴근 후 잠자리에 들 때까지 발색이 ‘처음처럼’
종합평가
슈에무라의 브라운 컬러 ‘806’은 기본적인 브라운 컬러보다 골드 빛이 나는 베이지 컬러에 가까우며, 빛에 각도에 따라 반사되는 골드 펄의 선명한 반짝임이 마치 ‘실크’ 소재를 연상케 한다.
연한 브라운에 가까운 이 컬러는 기자가 사계절 내내 애용하는 색 중 하나다. 실제로 기자의 파우치 속에는 비슷한 컬러의 제품이 3개나 있다. 그 가운데 슈에무라의 발색력이 가장 월등하다. 연한 색이기 때문에 한번만으로 본연의 색을 내기가 어려운데, 잘 번지지도 않으면서 고유의 색을 그대로 전달해서 놀라웠다.
또 한번 놀랐던 것은 지속력이다. 출근하면서 처음 발랐던 그 느낌이 하루 반나절을 지나고 잠들기 전 클렌징할 때까지 그대로였다. 이 놀라움의 연속은 내가 가진 아이섀도의 전제품을 슈에무라로 바꾸고 싶은 충동까지 들게 했다.
올 가을 트렌디한 아이 메이크업을 위해 ‘골드 브라운 컬러’에 도전하고 싶은 이를 위해 팁 하나를 전한다. 솔직하게 골드 브라운 컬러는 마스카라의 검은색만큼이나 기본 중에 기본 일 것이다. 때문에 좀 더 트렌디한 아이 메이크업을 위해선 과감하게 ‘와인’, ‘퍼플’, ‘카키’ 등의 컬러와 함께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 MAC 스몰 아이섀도 ‘파라디스코’ 코럴핑크

1) 깐깐 선정 이유
- 최지영 : 개인적으로 맥의 색조를 좋아한다. 신상품은 늘 궁금증의 대상.
- 황인선 : 아무래도 색조제품의 대명사는 ‘MAC' 아닐까?
2) 깐깐 가격 분석
- 1g당 16,000원 (용량 1.5g, 정가 24,000원)
3) 깐깐 기자 체험
★ GOOD & BAD 최지영 기자 'A' ☞ “여자가 좋아할 컬러야”
- 발색 'A' : 은은한 컬러에 펄까지 부담 없이 좋다.
- 지속력 'A' : 아침에 바른 그 느낌 거의 그대로 유지.
종합평가
여자라면 대부분 좋아하는 코럴핑크라 일단 보기만 해도 사랑스러운 아이섀도다. 은은한 펄에 색감이 눈두덩 전체에 베이스로 펴 바르기 좋다. 컬러자체가 강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컬러 섀도와 배리에이션해도 무난하게 잘 어울린다.
무엇보다 뭉침 없이 깔끔하게 발리는 것이 큰 장점 중 하나다. 기자는 쌍꺼풀이 있어서 아이섀도를 바른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쌍꺼풀 라인으로 섀도가 뭉치거나 지워지는 현상이 잦았다. 이는 눈이 지저분해 보여서 중간에 한 번은 메이크업 수정이 필요했다. 그런데 맥 제품은 전혀 그런 현상 없이 아침에 바른 형태 그대로 깔끔함과 색상을 유지했다.
편안한 느낌의 눈 화장을 원하거나 섀도 바르는데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실패 없는 제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 GOOD & BAD 황인선 기자 'A' ☞ “가을보다 봄 느낌인데.. 이건 편견인가?”
- 발색 'A' : 산호색에 골드 펄이 ‘물고기 비늘’처럼 광(光)나
- 지속력 'A+' : 하루 반나절이 지나도 처음 같은 ‘선명한 발색’
종합평가
맥의 코럴핑크 컬러 ‘파라디스코’는 산호와 같이 약간 황색기미가 있는 핑크다. 주황색과 진한 분홍색을 섞어놓은 듯한 느낌에 골드 펄이 ‘햇빛에 반사되는 물고기 비늘’을 떠올리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이 컬러는 기자의 취향이 아니다. 피부가 붉은 기가 있는 흰 편이라 오렌지 계열보다는 연한 분홍색 계열을 발랐을 때 피부가 더 밝고 화사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걱정했던 것과는 다르게 눈에 직접 발랐을 때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발색이 매력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브랜드 자체가 색조제품으로 유명해서일까. 지속력 또한 너무 우수했다. 약 8시간이 지난 후 거울을 들여다봤다. 유분으로 인해 다른 부위의 메이크업은 지워진 반면 눈두덩이의 코럴핑크는 본래의 빛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올 가을 트렌디한 아이 메이크업을 위해 ‘코럴 핑크’를 추천받았지만, ‘과연 이 컬러가 가을에 어울리나?’하는 생각을 좀처럼 떨쳐내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편견에 불과한 것. 2012 F/W 시즌엔 군복에서 기인한 야상재킷 마저도 페미닌한 실루엣으로 우아해진다고 하니, 코럴 핑크로 로맨틱 무드를 더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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