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김시진(54)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팀 성적 추락이 있었다.
넥센 히어로즈는 17일 김 감독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지난시즌 막바지 3년 재계약을 결정, 올해가 계약 첫 해임을 감안해 보면 갑작스러운 결정이다.
경질 원인은 성적 부진이다. 넥센은 8개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20승 고지를 밟으며 시즌 초반 선두로 치고나갈 정도로 돌풍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2008년 창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바라보기도 했다. 하지만 8월들어 성적이 하락했고, 구단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내줬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넥센에는 호재가 많았다. 우선 외국인투수 두 명이 나란히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나이트는 현재 다승-평균자책점-최다이닝 선두를 질주하고 있으며 밴 헤켄 역시 두 자릿수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중심타선의 힘도 부쩍 좋아졌다. 시즌 중반까지 이택근-박병호-강정호가 짝을 이뤄 이른바 'LPG 타선'을 구성, 8개 구단 최고의 파괴력을 뽐냈다. 그리고 박병호는 홈런-타점 선두를 달리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는 중이다.
하지만 넥센을 부상에 발목을 잡혀 순위가 추락했다. 우선 이택근의 결장이 치명타였다. 8월을 공동 4위로 시작한 넥센은 8월 중순까지 4위권과 큰 격차를 보이지 않으며 벼텨 왔으나 8월 하순부터 승률이 갑자기 떨어졌다. 결국 넥센은 17일 현재 4위 두산에 7경기 뒤진 6위에 위치,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게다가 7위 LG에 2경기 차까지 쫓기는 신세가 됐다.
넥센은 시즌 중반까진 돌풍을 이어갔으나 선수층이 얇은 것을 극복하지 못했다. 부상자가 속출하고 주전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면서 팀 성적도 함께 곤두박질 쳤고, 나이트와 밴 헤켄을 제외한 선발투수들이 부진한 것도 한 몫 했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꿈꾸던 넥센, 그리고 김시진 감독은 이렇게 시즌 종료를 눈앞에 두고 파국을 맞이하게 됐다. 넥센은 남은 시즌 지휘봉을 김성갑 수석코치가 임시로 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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