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환자 치료 경험 부족이 일으킨 비극에 한 생명이 또 한 번 목숨을 잃었다. 우리 곁에서 일어나고 있는 진짜 현실에 대한 인식이었다.
17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극본 최희라, 연출 권석장)에서는 교통사고 환자 처치 경험 전무 경험으로 우왕좌왕하는 의료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세중병원 응급실에는 덤프트럭에 받혀 목숨이 경각에 달린 환자를 이송하겠다는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세중병원이 아니고서는 이 환자를 치료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내린 결정이었지만, 이송 과정이 잘못됐다. 빠른 이송이 우선시 돼야 하는 상황에서 대처 방안을 몰라 CT 촬영을 하느라 시간을 지체했기 때문이다.

결국 인혁이 환자를 손에 받았을 때는 두 번의 심정지 상황이 온 직후였고, 환자는 최악의 상태에서 수술대에 올라갔다.
인혁과 민우(이성민)를 비롯한 외상팀이 최선을 다한 처치를 했지만, 결국 환자는 목숨을 잃었다. 환자에게 남겨진 건 아직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못한 어린 자녀들 뿐이었다.
이날 '골든타임'은 이 같은 상황이 극중에서 일어나는 일만이 아닌 우리네 현실에서 일어나는 진짜 일임을 주지시켰다. 골든타임 안에 환자를 받고서도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아까운 목숨을 그대로 놓치는 상황을 드라마는 고스란히 화면 안에 담았다.
열악한 외상환자 관리 시스템과 의료진 부족 현황, 그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현실이 담담하게 화면 안에 그려지며 '골든타임'은 이날 리얼 의학드라마의 한 역사를 또 한 번 써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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