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빠져나와 진짜 현실을 맞닥뜨린 민우(이성민)와 재인(황정음)이 또 한 번 성장했다. 진심과 노력이라는 선한 의지가 모든 걸 대신해 주지 않는다는 리얼한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17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극본 최희라, 연출 권석장)에서는 민우와 재인이 팍팍한 현실을 경험하고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민우와 재인은 각자 감당하기 힘든 상황을 맞닥뜨리고 눈물을 머금었다. 민우는 초응급상황의 임산부의 배를 개복했다가 병원 징계위원회에 회부됐고, 설상가상으로 환자와 막 태어난 아기까지 의식이 없는 상황을 맞아 고전했다. 여기에 두 번의 심정지를 무릅쓰고 감행한 수술에는 환자가 결국 생명을 잃는 등 기운 빠지는 일 뿐이었다.

재인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쓰러진 할아버지를 대신해 이사장 대행을 하고 있는 재인은 트라우마센터에 필요한 헬기 지원이 정치권의 입맛에 따라 날아가버리고, 센터 유치 역시 백지화 된 결과를 받아드는 등 그간의 노력과 믿음이 물거품이 되는 상황을 맞닥뜨려야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 만난 두 사람은 서로가 유일한 휴식이자 안식처임을 자처하며 상대를 위로했고, 이날 겪은 경험담을 털어놓으며 진심과 노력으로 안 되는 일이 많다는 걸,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그러한 것들이 배신으로 돌아올 수도 있음을 깨달았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받아들이고 싶진 않지만 이날 두 사람은 또 한 번 팍팍한 현실과 정면으로 마주했고,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의 준비를 마쳤다. 여전히 풋내나지만 한뼘 더 자란 민우와 재인의 성장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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