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연봉 공개 문제가 다시 한 번 축구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은 지난 11일 이사회를 통해 선수들의 연봉을 원칙적으로 공개한다는데 합의했다. 그리고 세부적인 검토를 거쳐 2013시즌부터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 동안 K리그 선수들의 연봉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여러 차례 있어왔지만 그때마다 의견이 엇갈리며 흐지부지 됐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각 구단 관계자들이 모인 이사회를 통해 합의가 이뤄졌고, 프로연맹의 수장인 정몽규 총재 역시 이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어 큰 변수가 없는 한 내년 시즌부터 적용될 것이 유력하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K리그의 서울, 전북 등과 함께 K리그의 대표적인 큰 손 수원 역시 이번 프로연맹의 결정에 큰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수원 구단 고위 관계자는 "누구를 위한 연봉 공개인지 모르겠다. 재정 투명성이 목적이라고는 하지만 연봉이 공개된 후 이어질 여러 문제들을 간과할 수 없다"며 "세계 어느 곳에서도 강제적인 제도 하에서 연봉을 공개하는 곳은 없다"고 반대 목소리를 분명하게 냈다.
이어 그는 "차라리 일괄적인 공개보다는 유럽의 재정페어플레(FFP)이와 같이 총지출이 수입을 넘을 수 없게 하는 방안도 충분히 탄력적으로 검토될 수 있는데 이런 결정이 나와 아쉽다"고 덧붙였다.
특히 만약 연봉이 공개가 된다면 막대한 오일머니를 앞세운 중동팀의 유혹에 적잖은 선수들이 빠져나갈 게 뻔하고, 그렇게 된다면 K리그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실제 한국 선수들에 대한 중동의 오퍼의 경우 많게는 4~5억 원을 더 부르는 게 일반적인데 모든 연봉이 공개된다면 수준급 선수들의 중동행은 지금보다 더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수원은 "재정 투명성이 목적이라면 모든 팀에게 이를 강제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것을 실천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투자를 적게 하는 구단이 반면 그렇지 않은 구단도 있다. 투자는 곧 K리그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 모든 내역을 당장 다음 시즌부터 공개한다는 건 받아들이기 힘든 게 사실이다. 프로연맹도 이를 모르는 바 아닐텐데..."라며 중재자 역할을 담당하는 프로연맹의 결정에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nomad7981@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