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안타까운 투수다".
이번 시즌들어 선동렬 감독이 가장 애잔하게 생각하는 투수는 서재응(35)이다. KIA 입단 이후 최고의 구위를 과시하고 있지만 드러난 지표가 영 아니다. 워낙 타자들과 궁합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 감독이 이례적으로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기도 하다.
서재응은 올해 25경기에 출전해 방어율 2.98을 기록중이다. 입단 이후 첫 2점대 방어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런데도 거두어들인 승수는 고작 7승.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내)을 하더라도 타선지원을 받지 못해 승수를 날린게 한 두번이 아니다.

선 감독은 우선 칭찬부터했다. "올해는 준비를 잘했으니 볼이 좋아진 것이다. 체지방도 빼고 운동도 참 열심히 했다. 제구력이나 변화구 모두 좋아진 것도 그 때문이 아니겠는가. 내년에도 충분히 이 정도의 볼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승수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투수가 이 만큼 던지면 10승은 기본으로 해야 되는데 억세게도 운이 없다. 이렇게 타자들과 궁합이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이상하다. 내년에는 밥도 사면서 타자들에게 잘해주어야 할 것 같다"면서 웃기도 했다.
서재응은 올해 13번의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이 가운데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것이 8번에 이르다. 반타작만 했더라도 필생의 목표인 10승은 넉끈히 채웠다. 앞선 12일 광주 롯데전에서도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8승이 눈 앞에 있었으나 9회초 불펜이 무너지는 통에 승리를 채기지 못했다. 본인은 "이것도 실력이다"며 개의치 않고 있지만 속타는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다.
남은 경기를 감안하면 올해는 목표로 세운 10승은 난망하다. 18일 경기부터 내리 3연승을 거두어야 한다. 구위로 본다면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득점력 구조를 본다면 쉽지 않다. 더욱이 내년을 생각한다면 무리할 이유도 없다.
선 감독은 내년에도 서재응을 붙박이 선발투수로 기용할 방침이다. 현재의 구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면 충분히 10승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더욱이 내년에는 타선이 올해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내년이 더욱 주목받는 서재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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