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적막과 거친 숨소리가 주는 감동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09.18 07: 40

수술대 위에서 항상 침착하고 언제나 옳은 선택을 하는 명의는 없다. 대신 어떻게든 죽어가는 환자를 살리겠다고 거친 숨소리를 내뱉는 의학을 다루는 인간만 있을 뿐이다.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은 의사에 대한 판타지를 키우는 기존 한국 드라마와 여기서 극명하게 차이점이 있다.
지난 17일 방송된 ‘골든타임’ 20회에서 그려진 수술실은 다른 병원에서 급하게 이송된 중증 외상환자를 살리기 위해 온힘을 기울이는 최인혁(이성민 분)과 인턴 이민우(이선균 분)의 거친 숨소리와 적막만이 감돌았다.

결국 이 환자는 중증 외상환자를 많이 경험하지 못한 다른 병원의 실수로 살릴 수 있는 시간을 넘어서 이송된 까닭에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
살릴 수 있는 환자를 못 살렸다는 늘 반복되는 상황에 허탈한 인혁과 민우의 표정, 그리고 환자의 유일한 가족인 어린 자녀들의 두려움 가득한 얼굴은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인혁은 어린 자녀들만이 유일한 보호자라는 사실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다소 거칠게, 하지만 그 속에는 따뜻함이 묻어나게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설명했다.
장황한 설명도 억지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려는 설정도 없었지만 그동안 ‘골든타임’이 보여준 의료계의 답답한 현실과 따뜻한 인간애는 인혁의 살리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투박한 말 한마디만으로도 안방극장을 눈물 짓게 만들었다.
‘골든타임’은 이처럼 의사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지 않고도 보통의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이야기만으로도 감동적인 의학드라마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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