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연맹 이사회서 연봉공개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그동안 굳게 닫혀있던 문이 열리는 상황이다. 공개에 대해서는 합의를 했지만 어떻게 발표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여지가 남아 있다. 그만큼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중동의 오일머니와 부동산으로 급성장한 중국의 신흥갑부들의 축구에 대한 관심으로 인해 아시아 축구선수의 몸값이 인플레 됐다. 많은 선수들이 일본 J리그가 아닌 중국과 중동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낼 수 있는 선수들이 많은 K리그는 그들에게 새로운 젖줄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축구계 이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K리그 주전들중 많은 선수들이 해외리그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중국 혹은 중동이다"라면서 "한번 해외에 진출한 뒤 국내로 복귀하게 되면 연봉은 더욱 뛸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된다면 K리그에 스타라고 불리울 선수는 남아있지 않게 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프로 스포츠의 선수가 높은 몸값을 받기 위해 타 리그로 진출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축구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한 진출이 이뤄진다면 K리그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도 많은 노력 끝에 능력을 인정받아 빅클럽으로 이적한 경우 갑작스레 고사되는 경우가 있다. 안도하면서 갑자기 무너지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해외 이적이라면 더 문제가 된다. 젊은 선수가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연봉만 높아져서 돌아 온다면 리그의 정상화는 더욱 이루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연봉을 공개하는 것이 맞다는데는 궁긍적으로 수긍하고 있다. 수준에 맞는 리그를 꾸려나가면서 발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러나 유소년 축구부터 투자해 선수를 키워낸다고 하더라도 돈으로 물량공세를 펼쳐 빼가기가 자꾸 이뤄진다면 투자의 목적이 훼손되고 만다는 생각이다.
또 구단 및 관계자들은 K리그가 프로 스포츠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성급하게 연봉공개가 이뤄진다면 구단 운영은 더욱 힘겨워 질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이들은 현 상황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K리그는 확실한 안착을 하지 못하고 있다. 승강제를 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많은 스타급 선수들이 해외로 이적한 마당에 이슈가 될 수 있는 선수들을 붙잡지 못한다면 정상적인 리그 운영이 어려워 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봉공개의 타당성에 모두 동의한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라는 목소리가 많아지고 있다. 정상적인 궤도에 돌입한 상황에서의 공개는 모두 찬성한다. 그러나 당장의 공개는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연 이런 반대론에 연맹이 취할 액션은 어떤 것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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