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상? 아니면 조연상? 경계가 모호하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9.18 08: 12

올 연말에 진행될 영화제 시상식은 어느 때보다도 각축전이 될 것이란 예상이 활발하다. 예년과 달리 올해 특히 눈에 띄는 현상은 수상 여부를 놓고 주연과 조연의 경계가 모호해졌다는 것에 있다.
이는 '멀티 캐스팅', 즉 집단 주연작이 많아지면서 그렇다. 올해 1200만 관객을 넘게 동원한 '도둑들'을 필두로 흥행작들은 원-투톱보다는 공동으로 주연을 맡은 집단 주연작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연가시', '이웃사람', '공모자들' 등이 있으며 하반기에도 '간첩', '점쟁이들' 등 집단 주연을 내세운 영화들이 줄줄이 이어질 예정. 또한 집단 주연작이 아니라도 적어도 3명 이상의 주인공이 극을 이끌어가는 모습이 많았다.

이는 연말 열리는 영화 시상식에서도 주연상, 조연상 후보를 놓고도 고심되는 부분일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이웃사람'의 배우 마동석 같은 경우는 집단 주연 중 한 명으로 타이틀 역시 주연으로 올라와 있지만 다른 인물의 서포트 역할도 충실히 했고, 극중 원양어선 선언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안긴 김성균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가하면 '내 아내의 모든 것', '광해 : 왕이 된 남자'의 류승룡도 이들 영화 속에서 주연이자 조연으로 존재감을 발휘했고, '공모자들'의 오달수와 최다니엘 역시 주연이라 부르기에도 손색이 없다.
'도둑들'에서는 김윤석이 중심 인물이지만, 막강 캐스팅을 자랑하는 이 영화에서 주조연을 나눌 수 없다. 만약 이 작품으로 여배우 전지현이 후보에 오른다면 주연상 후보에 올라야 할지, 아니면 조연상 후보에 올라야 할지 애매한 부분이다. 물론 영화와 포털사이트에는 김윤석을 필두로 전지현, 이정재, 김혜수, 김해숙, 김수현 등 모든 배우들이 주연 타이틀로 올라와 있다.
사실 주 조연상의 경계는 없다. 영화 '다크나이트'의 고(故) 히스 레저는 이 영화로 2009년 아카데미, 골든글로브를 비롯해 온갖 시상식 조연상을 휩쓸었다. 하지만 그를 단순히 '상 받을 만한 조연'이라고 기억하는 관객들은 없을 것이다.
한편 한 영화 관계자는 "앞으로 집단, 공동 주연작이 많아질수록 영화 시상식과 영화사 측에서는 이런 문제가 좀 민감하게 다가올 수 있을 것 같다. 주연급 조연의 힘이 더욱 막강해 진 한국 영화계에서 주조연을 나누는 경계가 허물어진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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