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에서 최고의 ‘투수조련사’중 한 명으로 인정을 받았던 김시진(54) 감독이 고난의 사령탑 생활 5년을 뒤로 한 채 일단 무대 뒤로 물러났다. 넥센 히어로즈 구단은 힘든 시절 팀을 이끌었던 김시진 감독을 지난 17일 전격 경질했다.
넥센 구단이 내놓은 경질 이유는 ‘팀체질 개선’과 ‘성적부진’을 들었다. 창단 초기 주축 선수들을 대거 현금 트레이드로 팔 때는 이해할 수 있지만 지난 겨울 처음으로 대어들(이택근, 김병현)을 영입했는데도 올 시즌 성적을 내지 못한 것은 감독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깜짝’ 아니 ‘황당’ 경질을 단행했다고 한다. 또 구단은 “전반기 호성적을 후반기 유지하지 못했다. 후반기 부진은 경기 운영 및 선수 기용에 문제가 있었다”며 감독 능력 부족을 지적했다.
그렇다면 과연 ‘명투수 조련사’를 뛰어넘어 구단이 원하는 ‘컴퓨터 감독’은 누가 될까.

왜 ‘컴퓨터 감독’인가. 구단이 김시진 감독의 능력을 뛰어넘어 넥센 정도 전력으로 우승 내지는 4강권으로 이끌 감독을 찾고 있으니 ‘컴퓨터 감독’이 아니면 쉽게 이뤄질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의 능력을 초월해 컴퓨터처럼 상황상황에 정확하게 맞는 작전과 선수 기용을 펼쳐야한다. ‘야구의 신’의 경지까지는 아니더라도 항상 냉철한 판단으로 경기를 지배할 감독이 필요한 넥센이다.
과연 그런 능력을 지닌 감독이 있을까. 야구는 끝날 때까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들 하는데 컴퓨터처럼 자로 잰듯한 결과물을 내놓을 감독이 누가 있을지 넥센 구단은 열심히 찾을 것이다.
넥센 구단이 김시진 감독을 갑작스럽게 해고하면서 야구계에는 여러 후보들이 후임 감독의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벌써부터 전력 다지기에 일가견이 있다는 조범현(52)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또 넥센 구단의 ‘깜짝 행보’를 잘 알고 있는 야구계 인사들 사이에서는 실질적 구단주인 이장석 사장의 뜻을 헤아리고 잘 따라줄 젊은 지도자들이 후보로 얘기되고 있다. 당장 팀을 이끌게 된 김성갑(51) 감독대행을 비롯해 스타 출신 소속 코치들이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LG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에 명포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김동수(44) 배터리 코치, ‘20승 투수’로 최고 투수 출신인 정민태(42) 투수코치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젊은 구단이미지에 스타 출신으로서의 상품성 등을 갖췄다. 물론 감독으로서 능력은 아직 모르는 검증이 안된 상태이다.
여기에 이들도 아닌 구단 수뇌부가 따로 점찍어 둔 깜짝 카드가 있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누가 되든 넥센 차기 사령탑 자리는 앞으로 ‘바늘방석’이 될 전망이다. 컴퓨터처럼 정확한 운영 능력은 물론 사장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언제든지 철퇴를 맞을 수 있다. 계약기간이 얼마나 남아있는지는 문제될 것이 없다. 이미 야구계에서 야구 실력은 물론 인품까지도 최고로 인정받고 있던 김시진 감독을 전격 경질한 구단이기에, 그 칼날이 언제 휘둘러질지 모르기에 후임 사령탑은 항상 목을 내놓고 있어야할 것이다.
흔히 감독자리는 ‘독이 든 성배’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곳으로 판명된 넥센에서 독배를 들고 지도자의 능력을 펼쳐 보일 감독이 누가 될지 주목된다. 호성적도 내고, 구단의 뜻도 잘 따르고, 팬마케팅에도 일조해야 하는 그야말로 '가제트 팔'과 '맥가이버'의 능력을 지닌 '만능 감독'의 탄생을 기다려본다.
OSEN 스포츠국장 su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