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떠나보낸' 넥센 선수단, 달라진 모습 보일까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09.18 11: 45

급작스럽게 감독을 떠나보낸 '영웅'들이 다시 뭉칠 수 있을까.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 17일 김시진 전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구단 내부에서는 이미 이야기가 진행된 상황이라지만 한대화 전 한화 감독의 경우와 다르게 구단 밖에서는 전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갑작 경질'이었다.
넥센의 김 전 감독 해임 배경은 바로 성적이다. 김 감독은 2009년 부임 후 6위 2010년 7위, 2011년 8위를 기록해왔다. 올 시즌 전반기를 3위로 마감하며 돌풍을 일으켰으나 후반기 선수들의 줄줄이 부상 등과 겹쳐 6위로 다시 내려앉은 책임을 면치 못했다.

이 소식을 듣고 가장 충격을 받을 것은 당연히 선수들이다. 야구는 선수가 한다. 성적 부진으로 감독이 해임을 당했다면 실력에 대한 평가의 칼날은 당연히 선수들에게까지 미치게 돼있다. 감독이 자신들 때문에 옷을 벗었다는 심리적 죄책감까지 이를 수 있다.
김성갑 신임 감독대행은 감독대행 내정 후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너무 충격적이다. 가장 걱정되는 것이 선수들이다. 일단 선수들을 잘 끌어모아 동요 없이 시즌 잘 마무리 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프로야구에서 시즌 중반에 감독이 하차하는 경우 선수들이 충격을 받은 뒤 더 똘똘 뭉쳐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통상 있던 일이다. 지난 8월말 한 전 감독이 경질된 뒤 한용덕 한화 감독대행 체제 하에서 9승5패를 기록중인 한화도 그렇다.
그러나 넥센은 선수단의 충격이 예상보다 클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김 감독은 18일부터 잠실 LG전이 예고돼 있어 선수들과 미팅을 갖지 못했다. 4년간 함께 한 감독과 마지막 만남도 없이 헤어진 선수단의 마음을 보듬을 수 있을까.
넥센은 이미 4위권 싸움에서 멀어져 사실상 시즌을 15경기만 남겨둔 상태다. 젊은 선수들로 이뤄진 넥센 선수단이 충격을 넘어 단결력으로 위기를 헤치고 시즌을 끝마칠 수 있을지는 구단과 코치진의 후속 대처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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