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응-이용찬의 ‘박복 선발' 투수전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9.18 22: 08

운이 없어도 ‘너~무’ 없다. 한 명은 5경기 연속 무실점 및 3경기 연속 7이닝 무실점투를 펼쳤음에도 못 이겼고 한 명은 동점 솔로포가 아니었다면 완투 4경기 전적을 1승 3패로 만들 뻔 했다. 서재응(35, KIA 타이거즈)과 이용찬(23, 두산 베어스)의 18일 선발 맞대결은 ‘누가 더 불운한가’ 겨루는 경기 같아 보였다.
서재응과 이용찬은 18일 광주 KIA-두산전에 각각 선발로 나서 7이닝 2피안타(탈삼진 3개, 사사구 1개) 무실점, 8이닝 6피안타(탈삼진 8개, 사사구 2개) 2실점으로 호투했다. 둘 다 평균자책점 2점 대(서재응 2.82-3위, 이용찬 2.84-5위, 18일 현재)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투구 내용 답지 않게 각각 7승, 10승으로 승리 추가 페이스가 저조한 편인 투수들이다.
따라서 경기 전에도 타격전보다는 투수전을 예상하는 이들이 많았다. 뚜껑을 열자 예상은 현실이 되었다. 서재응은 7이닝 동안 단 74개의 공으로 뛰어난 제구를 선보이며 호투했다. 최고구속은 139km에 불과했으나 슬라이더-투심-커브-포크볼 등을 두루 섞어던지며 스트라이크 50구-볼 24구로 빼어난 제구력을 선보였다.

이용찬도 박복했다. 8이닝 동안 121개의 공을 던지는 역투를 펼친 이용찬은 이날 자신의 시즌 최고 구속은 148km를 던지며 구위 회복의 모습을 보였다. 아래로 향하는 볼이 많아 투구수가 많기는 했으나 주무기 중 하나인 포크볼도 110km대 중반에서 120km대 후반으로 다양한 스펙트럼의 구속을 나타내며 KIA 타선을 유혹했다.
문제는 타선 지원이었다. 4회 KIA는 김상훈의 우중간 2타점 안타로 선제점을 뽑으며 서재응을 웃게 했다. 그러나 서재응이 내려간 후 8회초 이종욱의 땅볼 때 1루수 김주형의 높은 홈 송구는 홈 쇄도하던 주자 양의지의 득점을 만들어주고 말았다. 그래도 경기가 끝났다 싶던 9회초 2사에서는 16일 문학 SK전 호투로 팀 승리를 지켰던 홍성민이 오재일에게 우월 솔로포를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이날까지 서재응은 최근 5경기 연속 무실점 및 3경기 연속 7이닝 무실점 경기. 여기에 개인 27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그 기간 동안 서재응이 올린 승수는 단 1승에 불과하다. 타선이 빈타에 허덕이거나 어렵사리 리드를 잡아내면 계투가 경기를 제대로 매조지지 못했다.  
패전은 면했으나 이용찬의 호투 시 타선 지원은 경기 당 2점도 되지 않는다. 자칫 올 시즌 세 번째 8이닝 완투패를 당할 뻔 했던 이용찬은 오재일의 동점포로 10패를 면했다는 데 만족해야 했다. 결국 경기는 양 팀의 2-2 무승부로 끝이 났고 승리의 여신은 두 명의 손을 모두 놓았다. ‘혹시나’하는 생각 속 승리를 기대하며 마운드에 올랐던 두 에이스에게 18일은 역시나 박복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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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응-이용찬./광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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