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가 달라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연봉공개다. 그동안 K리그는 연봉에 대해 함구했다. 하지만 K리그 이사회는 지난 11일 제 6차 이사회를 통해 연봉 공개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했다.
안기헌 사무총장은 "일단 공개하기로는 했다. 보완 후에 시행할 예정"이라며 "다음 시즌부터 완전공개는 불가능하고 문제점을 해결한 후 시행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연봉공개에 원칙적으로 합의 했다고 발표했다.
바로 시행이 불가한 이유는 반대하는 구단이 있기 때문이다. 안 총장은 "법률해석을 의뢰한 결과 구단이 반대하면 공개할 방법이 없다고 나왔다. 명예훼손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은 강제규정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연봉공개로 인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K리그가 흘러 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상태다. 하지만 좀 더 속을 파보면 부정적인 면도 분명 있다. 그런 것이 오히려 K리그의 위화감 조성 및 구단 운영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연봉공개를 반대하는 구단은 K리그에서 많은 돈을 지출하는 구단이다. 하지만 시민구단들도 모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무분별하게 연봉을 공개하는 것은 무리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
살림 빠듯한 시민구단에서 연봉공개에 미온적인 반응은 의외다. 한 지방구단 관계자는 "갑작스런 연봉공개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무조건적인 연봉 공개는 오히려 K리그를 망치게 된다"면서 "기본적으로 연봉을 공개한다는 것은 선수간의 수준을 공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 그는 "그동안 간접적으로 드러났던 연봉이 완전히 공개된다면 갑작스럽게 인플레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재정이 열악한 구단이라도 분명 고액 연봉자는 있게 마련이다. 연봉이 완전히 공개 된다면 선수 구성이 어려워 질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 관계자는 연봉협상서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 예상했다. 이를 테면 적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의 경우 큰 문제가 없다. 현 상황에서도 팀에 잔류하는 것에 대해 만족한다면 연봉에 대해서도 크게 신경쓰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봉이 높은 선수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자신과 크게 차이가 없는 선수가 아닌데도 공개적으로 연봉이 차이가 나버리면 그 선수의 수준도 그대로 구분된다. 그렇게 된다면 차후에 연봉 협상 때 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약팀이라고 해서 선수들에게 적은 연봉만 주는 것이 아니다. 고액 연봉자의 경우 금전적인 문제와 자존심 문제가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쉽게 도장을 찍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실제로 연봉협상을 하다 보면 풍문으로 들은 이야기로 난항을 겪기도 한다. 정확한 사실이 아닌 가운데도 힘이 드는데 연봉이 모두 공개된다면 선수들의 눈 높이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매년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구단 운영비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인건비다. 선수 연봉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데 만약 이 부분에 대해서 문제가 생겨버리면 지출이 적은 구단의 경우 선수단 구성이 힘겨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특히 이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와 비교를 하면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일본의 경우 일괄적으로 연봉을 삭감했다. 우리의 경우 공개를 하면 구단 운영이 투명해지고 연봉이 줄어든다는 논리가 나오는데 이해할 수없다. 일본처럼 일괄적으로 모두 삭감을 하지 않는 이상 한번 오른 연봉은 떨어질 수 없다"는 그는 "이러한 사고는 현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탁상공론일 뿐"이라고 아쉬워했다.
또 이 관계자는 "투명한 구단 경영이 이뤄질 것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지금은 투명하지 않다는 말이냐"라고 반문한 뒤 "현실적으로 프로구단 운영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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