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김동석’, 해결능력 떨어진 두산의 애원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9.19 09: 45

한 때는 팀의 자랑거리였다. 그러나 부상과 슬럼프로 인한 동반 침체가 이어지며 타선의 전체적인 해결 능력까지 떨어졌다. 김현수(24)-김동주(36)-최준석(29)으로 대표되던 두산 베어스 클린업 트리오의 2012시즌은 너무도 스산하다.
두산은 지난 18일 광주 KIA전에서 패배 일보 직전까지 갔다가 9회초 2사에서 터진 오재일의 우월 동점 솔로포로 간신히 동점을 만든 뒤 결국 12회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시즌 전적 61승 3무 55패(4위, 18일 현재)로 14경기를 남겨둔 현재 5위 KIA와는 5경기 차. 이변이 없는 한 사실상 4강 티켓을 손에 넣은 두산이다.
지난해 5위 팀이 4위로 시즌을 마치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가능성이 커졌으니 일단 지난해에 비해 선전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강해진 선발진과 달리 타선은 예전만큼의 위력이 나오지 않고 있다. 18일 경기에서도 자칫 선발 이용찬의 데뷔 4번째 완투 경기를 패전으로 만들 뻔 했다.

김진욱 감독은 타선을 둘러보며 “전체적으로 팀의 기동력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오재원의 무릎이 좋지 않은 상태라 이종욱, 정수빈 정도를 제외하면 타자들의 베이스러닝을 기대하기 힘들다”라고 밝혔다. 한때 발야구 원조팀이었으나 2010시즌 팀 컬러가 장타 쪽으로 바뀐 뒤 전체적으로 과감한 베이스러닝을 펼치던 팀 컬러에서 소수의 주자들이 뛰기 시작한 두산이다.
중심타선의 파괴력이 살아있었다면 이 문제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중심타선의 화력, 특히 한때 팀의 자랑거리였던 김동석 클린업 트리오의 동반 침체에 있다. 그나마 김현수가 110경기 2할9푼7리 7홈런 62타점으로 분전 중이지만 최근 잇단 잔부상으로 인해 정상적인 경기 출장이 어렵다.
‘두목곰’ 김동주는 아직도 1군 전력으로 가세하지 못하고 있다. 허벅지 햄스트링 부상 여파로 인해 66경기 2할9푼1리 2홈런 27타점으로 어깨 부상 이탈했던 2006시즌 이후 최악의 성적은 기록 중인 김동주는 현재 2군에서 10경기 2할3푼1리 5타점에 그치고 있다. 몸 상태는 큰 문제가 없지만 예년 같은 장타력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 2군에서의 안타도 모두 단타이며 1군에서의 장타율도 3할4푼1리에 그치고 있다.
3할과 20홈런을 기본으로 해주던 5번 타자 최준석도 2008시즌 이후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몸 상태에 큰 문제는 없으나 그의 올 시즌 성적은 81경기 2할5푼4리 6홈런 30타점이다. 그나마도 9월 11경기에서 4할7리의 정확성을 보여줘 타율이 오른 것이다. 자기 스윙을 하지 못하고 해결하겠다는 부담감 속 스윙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지적이다.
김동석 트리오의 파괴력 반감은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다. 실제로 18일 KIA전에서 4번 지명타자 출장 예정이던 윤석민이 갑작스러운 허리 근육통으로 병원 후송되어 최준석이 그 자리에 대신 나섰으나 2타수 무안타 1삼진 후 오재원으로 교체되었다. 김현수는 늑골 타박상으로 쉬고 있었고 김동주는 현재 퓨처스팀에서 올라오는 보고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포스트시즌을 감안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2000년대 후반과 2010년 두산 타선을 대표한 김동석 트리오 구성원들의 부재 및 슬럼프가 끝까지 이어진다면 결국 선발진의 분전과 야수진에서 ‘미치는 선수’를 막연하게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시즌 종료 전까지 김동석 트리오의 응답이 없다면 두산의 포스트시즌은 더욱 어두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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