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이 없다. 벼랑 끝에 선 강원FC의 행보가 힘겹다.
남종현 강원FC 대표이사가 사퇴 의사를 밝혔다. 19일 오전 남 대표이사가 구단에 사표를 제출했다는 지역 언론의 보도가 일제히 터져나왔다. 사퇴 이유는 구단자금 부족과 성적 부진, 건강상의 이유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에서도 주된 이유는 자금 문제였다. 남 대표이사는 부족한 강원 구단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강원도로부터 5년간 매년 10억 원씩 지원금을 받아냈을뿐만 아니라 사재까지 털어가며 운영을 계속해왔다. 문제는 강원랜드에서 받기로 한 후원금 100억 원이었다. 이 돈이 계획대로 수금되지 않으면서 남 대표이사는 스트레스를 받았다.

성적 부진도 남 대표이사의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 "더 이상 다른 구단의 승점 자판기로 남지 않겠다"며 시즌 초반 야심차게 돌풍을 주도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성적 부진이 이어지자 결국 시즌 도중 사령탑 교체를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남 대표이사는 설왕설래의 대상이 됐다. 감독 경질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들이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설상가상으로 사령탑 교체 후에도 강원은 아직 순위표 가장 아랫쪽에 위치하고 있다.
잡음 속에서도 사재까지 털어가며 강원을 일궈온 남 대표이사의 열정은 누구나 인정할만한 것이었다.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사퇴 의사를 표명한 이번 결정이 아쉬운 이유다. '남수르'라는 별명까지 붙여주며 누구보다 열정적인 대표이사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던 강원 팬들은 이번 사퇴건으로 큰 충격에 빠졌다. "아무리 힘들었어도 시즌이 끝나기 전에 물러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크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역시 남 대표이사의 사퇴를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송학 강원 사무국장은 "지금 대표이사가 바뀌면 꼼짝을 못하는 상황이다. 남 대표이사가 다시 돌아와서 임기를 마무리해주시길 바라고 있다"고 남 대표이사의 복귀를 바라는 뜻을 밝혔다.
"대표이사가 꼭 다시 돌아오셔야 한다"고 강조한 이 사무국장은 19일 오후 남 대표이사와 서울에서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이날 만남에서 남 대표이사의 향후 행보가 어느 정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남 대표이사가 사퇴 의사를 철회하고 강원으로 돌아올지 아니면 극단적인 선택을 관철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강원 구단도, 팬들도 그저 최종결정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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