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블링' 액세서리나, '샤방샤방' 스커트 차림이 아니어도 올 것은 온다(?).
1990년대 부산을 배경으로 감성 복고 신드롬을 일으킨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 시청자들의 환호 속에 18일 종영했다. 신인급이었던 모든 배우들이 스타덤에 오른 가운데, 소속 걸그룹 에이핑크의 '요정' 콘셉트와는 사뭇 달랐던 정은지의 스타일 또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남자 주인공 서인국과의 달달한 키스신이 워낙 많았던 만큼 '키스를 부르는 큐트 룩'으로 정의되는 정은지의 스타일이지만, 사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로맨틱하고 사랑스러운'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정은지는 고등학생 시절에는 주로 교복을 입고 등장했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로 등장할 때도 방송작가라는 직업상 활동이 편하고 자유로운 복장을 주로 입었다. 집에서는 편한 티셔츠에 트레이닝복 면바지가 보통이다. 이는 시청자를 설레게 하는 키스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이들을 환호하게 한 '병원 계단 키스신'에서 정은지는 티셔츠에 기장이 긴 베이지색 조끼, 반바지와 로얄엘라스틱 밀리터리 워커를 매치했다. 조끼 또한 밀리터리의 느낌을 주는 '보이시' 룩에 가깝지만, 누구보다 로맨틱한 키스신을 연출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서인국과의 프로포즈 키스신에서도 정은지는 시크한 느낌의 화이트 셔츠와 비비드한 컬러 쇼츠 차림으로, 그 흔한 레이스나 프릴 하나 없이도 키스하고픈 사랑스런 연인의 모습을 연출했다. 이에 앞서 '부엌 키스'로 불리는 장면에서는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가장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은 상태여서, 모양을 냈다고는 전혀 볼 수 없는 면 티셔츠에 트레이닝복 차림이다.
정은지가 굳이 지나치게 페미닌하거나 힘 준 스타일을 하지 않고도 충분히 사랑스러웠던 데는 이유가 있다. 길고 탐스러운 머리카락에 웨이브의 강약을 조절하고, 속눈썹을 강조한 인형같은 메이크업을 곁들여, 밀리터리 룩을 입어도 소녀다움을 잃지 않으며 여성들의 '새로운 워너비'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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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방송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