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숍에 들러 메이크업을 하고 머리를 만지고 스타일리스트가 골라온 예쁜 옷을 입고 인터뷰 장소에 도착했다. 요즘 배우 이희준의 일상이다. 불과 반년 전만 해도 생각해본 적 없는 날들이다. 신기하고 어색한.
국민드라마로 등극한 KBS 2TV 주말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하 넝굴당)의 최대 수혜자 이희준을 19일 오전, 서울 청담동에서 만났다. 아직은 인터뷰가 낯설고 팬들의 사인 요청이 신기하기만 한 그다. 연극 무대에서 오래 살다가 KBS 단막극과 미니시리즈의 조연을 거쳐 만난 '넝굴당', 이 드라마 한편으로 인생이 바뀐 남자다. 이제는 굵직한 역할로 작품 제의가 쏟아지고 광고계 러브콜도 이어진다. 어제(18일)는 KBS 2TV '승승장구'로 토크쇼 나들이도 했다.
이희준의 일상은 '넝굴당' 출연 전과 후, 확연히 달라져 있다. 아직 사진 찍히는 것이 낯설어 중간중간 멋쩍은 웃음을 터뜨리는 그와 담백한 얘기를 나눴다. 너무 솔직하고 담백해 함께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배우, 이희준은 요즘의 유명세가 기분 좋고 신기하면서도 애써 담담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어제 '승승장구' 방송 나가고나니 지인들한테서 연락이 많이 왔어요. 일부 얘기들이 너무 자극적으로 비춰진 건 아닌지 걱정은 되네요. 하하" 이희준은 '넝굴당'이 절정에 달하던 어느 날, 갑작스런 열애 보도로 난감해진 적이 있다. 여자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에 '승승장구'를 통해 '열애 사실이 화제가 되는 것이 많이 조심스럽다'는 뜻을 전하고 싶었는데 잘 전달됐을지 모르겠네요."
달라진 위치를 실감하느냐고 물었더니 "인기나 유명세 같은 것들을 신경 쓰지 않으려고 의도적으로 더 노력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어릴 때부터 많이 봐왔어요. 이런 것들(인기)이 영원한 것도 아니고 오래 가지 않는다는 걸 이미 잘 알고 있죠. 그래서 연연해하지 않고 배우로서 연기하는 '마음'에 관해서만 생각하려고 노력해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보고 관심을 갖는 것은 좋지만 배우로서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여자 친구가 자신으로 인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것은 속상하다고. "여자 친구도 배우니까 연극과 영화 등에 출연하고 있어요. 또 정식 데뷔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인데.. 열애 보도 이후 여자 친구 미니홈피에 있던 사진까지 온라인에 다 퍼지고.. 의도하지 않았는데 '이희준의 여친이다'는 식으로 알려지게 한 점이 미안해요." 이희준은 학교 후배이자 연기 동료인 노수산나씨와 1년 반 넘게 열애 중이다.
그래도 주변의 지인들과 선배 배우들로부터 많은 조언을 얻으며 마음을 다잡는단다. "열애 보도 나던 날이 제 생일이었어요. '넝굴당' 식구들과 술자리를 하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사생활들이 공개돼 버리니 당황스럽고 힘들었어요. 그때 (김)남주 누나와 (유)준상 형님이 그러시더라고요. '누구나 다 겪는 과정이다', '지나가면 된다'고요."
그래서 골똘히 생각했고 좋은 결론을 얻었다고 했다. "'그래, 일련의 과정들을 지혜롭게 경험하고 빨리 겪어내서 가십거리로 얘기되는 배우가 아니라 작품으로서, 연기로서 보여드리는 배우가 되면 된다'고 생각했죠. 사생활보다 연기나 작품에 대해서 얘기하고 보여드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넝굴당' 끝나고 2주 정도 밖에 안 지났는데 작품을 안 하고 있으니 벌써부터 조바심이 난단다. "한예종 졸업하고부터 (연기를) 1주일 넘게 쉬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빨리 작품을 해야 할 것 같고, 뭐랄까.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있는 느낌이랄까. 뭔가 나태해지는 기분이기도 하고... 다음 작품을 무엇을 할지 지금 협의 중인데, 빨리 다시 연기로 팬분들과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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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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