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개시가 늦어져 상대 선발 서재응의 컨디션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었다. 더 늦어졌다면 규정대로 (이)용찬이를 4번 타자로 내보냈을 것이다".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이 전날(18일) 4번 지명타자로 내정되었던 윤석민의 허리 근육통으로 인해 4번 타자로 선발 이용찬(23)을 출격시킬 뻔 했던 이야기와 함께 선동렬 KIA 감독의 배려에 고마워했다.
김 감독은 19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18일 경기에서 경기 개시 직전 4번 타자 윤석민을 양해 하에 최준석으로 바꾼 과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당초 선발 라인업에는 윤석민이 4번 지명타자로 나왔으나 워밍업 도중 갑작스러운 허리 근육통으로 인해 앰뷸런스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다행히 정밀 검진 결과 큰 이상은 없다는 판단 하에 윤석민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먼저 상경했다.

"양해를 구하는 입장에서 경기 개시가 9분 늦어진 만큼 상대 선발 서재응의 컨디션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었다. 그에 대해서 선 감독에게 미안했고 또 배려해줘 고마웠다". 선 감독은 선수 부상으로 인한 부득이한 교체에 '괜찮다'라는 의사를 비췄으나 경기 개시가 늦어진데에는 규정에 어긋난다는 경기 감독관, 심판진과의 의견 충돌이 있었기 때문이다.
원래 규정 상으로는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선수가 부득이하게 교체될 경우 해당 선수가 경기에 출장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지명타자가 빠질 경우 그 팀은 지명타자제를 시행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심판진이 규정을 앞세워 두산의 교체를 용인하지 않았더라면 선발 이용찬이 4번 타자 투수로 투타를 겸업해야 했다.
"악용을 막기 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으나 악법을 만든 것은 아쉽다고 본다. 시간이 더 늦어졌더라면 우리가 그냥 이용찬을 4번 타자로 내세워 경기를 치렀을 것이다". 선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상대가 편법을 쓰려던 것이 아니라 선수가 다쳐서 뛸 수 없던 상황인데 교체해주는 것이 맞는 것 아닌가"라며 대인배의 풍모를 비췄다.
farinell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