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영웅들의 의미 있는 개인 타이틀 정조준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9.20 10: 40

넥센의 영웅들이 2012시즌 주요 부문 타이틀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타석에선 4번 타자 박병호(26)가 홈런(29개)·타점(97타점)·장타율(0.564) 부문 정상에 위치하고 있고 리드오프 서건창(23)은 도루 36개로 이 부문 1위 이용규를 2개 차이로 추격 중이다. 마운드에선 에이스 브랜든 나이트(37)가 평균자책점(2.27)과 다승(15승)에서 선두를 질주, 승률에서도 삼성의 미치 탈보트에 이은 2위(0.833)에 자리 중이다.   
넥센 선수단은 지난 17일 김시진 전 감독이 전격 경질되면서 큰 충격에 휩싸였지만 김성갑 감독대행이 서둘러 팀 분위기를 추스르면서 2연승을 달렸다. 김 대행은 “개인 타이틀이 걸린 선수들은 일 년 고생한 것에 대한 보답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며 타이틀을 노리는 선수들에게 최대한 기회를 줄 뜻을 분명히 했고 이에 따라 선수들도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려 한다. 

특히 생애 첫 타이틀을 노리는 박병호, 서건창, 나이트 모두 고난을 이겨내고 자신의 기량을 만개시켰다. 그만큼 이들이 타이틀을 따낸다면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지난 시즌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LG에서 넥센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박병호는 당시만 해도 통산 타율 1할대의 파워만 갖춘 거포였다. 전 소속팀인 LG에서 꾸준히 기회를 받았지만 언제나 가능성만 보였을 뿐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2군으로 내려갔다. 그래도 박병호는 1군이든 2군이든 자리를 가리지 않고 끝없이 배트를 휘둘렀다. 자신의 보물 1호로 ‘야구용품’을 꼽을 정도로 야구로 받은 좌절을 야구로 극복하려고 했고 마침내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2011시즌 전반기 타율 1할2푼5리 홈런 1개에 그쳤던 그가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나서 타율 2할6푼5리 홈런 12개를 기록, 전혀 다른 타자가 됐다. 이렇게 박병호는 넥센의 4번 타자로 올라섰고 올 시즌에는 리그 최정상급 거포의 자리에 앉았다. 19일 잠실 LG전에서 3점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1도루 4타점으로 활약한 박병호는 “몸 상태가 썩 좋지는 않지만 다들 작은 부상은 있다. 선수들이 다 안고 가는 것이다. 나 역시 전 경기 출장이 목표라 안고 가겠다”며 “타이틀 욕심을 낼 수 있지만 시즌 마무리를 잘 하는 것이 먼저인 것 같다. 풀타임 첫 시즌, 끝까지 배우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침착하게 남은 시즌에 대한 다짐을 전했다. 박병호는 도루 4개를 더할 경우 팀 동료 강정호와 함께 20홈런-20도루도 달성하게 된다.
서건창은 방출까지 경험한 그야말로 무명선수였다. 2008년 LG에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1군에선 겨우 한 타석만 들어선 채 방출됐다. 방출 후 군복무를 위해 경찰청에 지원했지만 이마저도 탈락했고 현역 복무 후 2011년 가을에 가까스로 넥센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프로 입단부터 상처만 가득했지만 서건창의 진가는 곧바로 드러났다. 마무리캠프와 전지훈련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며 기존 2루수였던 김민성과 주전 경쟁을 펼쳤다. 결국 김민성의 부상으로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결승타를 때려내며 신데렐라 스토리의 서막을 알렸다.  
서건창은 올 시즌 내내 자신의 맹활약으로 팀이 승리했을 때도 “항상 배우는 자세로 더 노력하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어느덧 도루 타이틀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고 신인왕도 확정적이지만 그저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 번 더 배트를 휘두른다. 신고선수로 역대 두 번째, 2루수로서 첫 번째 신인왕에 오를 예정인 서건창의 성공신화는 이제 막 시작된 것 같다.
37살의 베테랑 투수 나이트는 전형적인 AAAA형 선수였다. 1995년 텍사스와 입단 계약을 체결하고 2001년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지만 2008년까지 메이저리그 등판 경기는 15경기 밖에 안 됐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선 선발진의 축을 이루며 활약하다가도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르면 빅리그 타자들을 당해내지 못했다. 결국 나이트는 2009년 삼성과 계약을 체결하며 처음으로 타지에서 외국인선수 생활에 임했다.
한국 무대 역시 결코 만만치 않았다. 2010년까지 삼성, 지난해에는 넥센 유니폼을 입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기량은 퇴보했다. 결국 단 한 번도 두 자릿수 승을 거두지 못했고 지난 시즌에는 15패로 최다패 투수로 전락한 채 미국으로 돌아갈 것 같았다. 그러나 나이트는 2011시즌 종료를 앞두고 김시진 전 감독에게 “무릎 컨디션을 100%로 만들어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겠다”고 약속했고 올 시즌 최고의 컨디션과 함께 완벽한 구위와 제구력으로 마운드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나이트는 지난해 비록 자신의 성적이 좋지 않을 때에도 팀 내 어린 선수들에게 모범을 보이며 베테랑 역할에 충실했다. 그러면서 선수단 전체에 나이트에 대한 신뢰가 두터워졌고 1년 후 나이트는 팀원들이 자신에게 보낸 신뢰를 완벽하게 되갚았다. 올 시즌 다승·평균자책점 외에도 투수부문 골든 글러브까지 유력한 나이트의 활약은 분명히 지켜볼 가치가 있다.   
drjose7@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