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투수조장 박정진, "송창식·안승민 보며 배운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9.20 10: 42

"후배들을 보며 배운다".
한화 좌완 박정진(36)은 팀 내 투수 조장이다. 최고참 박찬호가 있지만 수년간 투수들을 이끌어온 박정진만한 투수 조장 적임자를 찾기 어렵다. 동안의 외모를 자랑하는 그는 얼굴 만큼이나 마음도 젊다. 어린 후배들을 보며 배울 점을 찾고 있는 것이다.
한화는 후반기에 박정진을 필두로 송창식-안승민으로 이어지는 필승조 구축에 성공했다. 전반기 내내 뒷문 불안으로 골치를 앓았지만 박정진이 팀 내 유일한 좌완 불펜으로 중심을 잡아줌과 동시에 송창식-안승민이 각각 셋업맨·마무리로 연착륙하며 몰라보게 강해졌다. 세 선수가 나란히 나오는 경기는 확신이 서고 안심이 된다.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58경기 등판하고 있는 박정진은 컨디션이 올라오기 시작한 6월 이후 40경기에서 3승2패2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 3.00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 기간 피안타율은 1할6푼5리에 불과하다. 33이닝 동안 삼진 31개를 잡을 정도로 위력적이다. 지난해처럼 긴 이닝을 던지는건 아니지만 효율적인 피칭을 펼치고 있다.
이제 길게 던지는 몫은 그보다 한참 어린 송창식(27)과 안승민(21)이 대신하고 있다. 송창식은 41경기에서 4승3패1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 3.12로 활약하며 한화 불펜의 절대 존재로 거듭났다. 안승민도 59경기에서 2승7패15세이브5홀드 평균자책점 4.74를 기록 중인데 구원등판한 55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이 3.13에 불과하다.
두 투수 모두 박정진과는 인연이 있는 선수들이다. 송창식과는 사제지간이다. 송창식이 세광중 2학년 때 박정진이 교생수업으로 인연을 맺었고, 안승민은 2009년말 입단 당시 박정진과 함께 일본 교육리그에서 같은 방을 쓰며 프로에 처음 발을 디뎠다. 박정진은 "창식이가 그때 참 잘 생겼었다. 승민이는 처음 나이차가 나서 말도 못 붙였는데"라며 "둘이 잘하고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우는 점도 있다. 박정진은 "창식이는 올해 확실히 자기 것을 찾았다. 힘도 좋지만 완급조절까지 할 정도로 마운드에서 여유를 갖고 있다. 완급조절은 내가 배워야 할 부분"이라며 "승민이도 이제 우리팀의 마무리투수로 완전하게 자리 잡았다. 마무리라는 게 심적 부담도 크고, 정말 쉽지 않은 보직이다. 처음에 이 정도로 활약할 줄 몰랐는데 정말 흔들림없이 잘 해주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며 고맙기도 하고, 나도 배우고 느끼는 게 많다"고 칭찬했다.
동안의 외모를 자랑하는 박정진은 한 카툰에서 송창식과 안승민보다 어린 사람으로 비쳐졌다. 그는 "나는 보지 못했는데 주위에서 '알바'라고 부르더라. 나는 웃고 넘겼지만 창식이와 승민이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박정진-송창식-안승민의 필승조. 내년을 더욱 기대케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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