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출마 선언을 한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말 한마디가 출판계에도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19일 안철수 후보의 출마 선언에서 언급된 작가 '윌리엄 깁슨' 저서의 재고가 빠르게 소진 되는 등 반향이 세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은 20일 오전, 자사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윌리엄 깁슨의 저서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윌리엄 깁슨은 미국의 SF 소설 작가로 1984년 데뷔작 '뉴로맨서 Neuromancer'를 통해 사이버 스페이스라는 개념을 처음 제시한 사이버 펑크 장르의 선구자로 손꼽힌다. 하지만 SF 소설의 저변이 약한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편이었다. 저서는 '뉴로맨서'와 '아이도루' 단 두권만 국내에 번역되어 있으며 또 다른 작품인 '카운트 제로'는 현재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출간 준비중이다.

알라딘 측은 안철수 원장이 출마 선언을 통해 윌리엄 깁슨이 1993년 NPR과의 인터뷰에서 한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The future is already here. It's just unevenly distributed)"라는 말이 언급된 후 실시간 검색어 1위로 '윌리엄 깁슨'이 오르는 등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졌고, 이것이 그의 대표작 '뉴로맨서'의 판매 급증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알라딘은 평상시 '뉴로맨서'의 판매량은 하루 평균 1권이 채 안 되었으나, 안 후보가 윌리엄 깁슨을 언급한 후 20일 오전 9시)까지 100권 가량이 판매됐다고 전했다. 주 구매층은 30~40대 남녀로 구매비율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윌리엄 깁슨의 또 다른 저서인 '아이도루' 역시 평소에는 거의 판매가 없었으나 안 후보의 발언 후 20~30권 가량 판매됐다고 한다.
윌리엄 깁슨의 저서는 현재 알라딘 및 출판사 보유 재고가 모두 동난 상황이며, 급하게 재인쇄에 들어갔다. 알라딘 측은 이 책이 평소에 판매가 활발하지 않던 SF 장르의 도서임을 감안한다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7월 판매 돌풍을 몰고 왔던 안 후보의 저서 '안철수의 생각' 역시 9월 들어 판매가 다소 감소했으나 안 후보의 출마 선언 이후 다시 판매량이 반등, 9월 19일 하루 판매량이 전날의 2배를 넘어서 일간 베스트셀러 3위에 올랐다.
알라딘 마케팅팀의 조선아 대리는 "안 후보의 출마 선언 이후 다시 급증한 국민의 기대와 관심이 도서 판매량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며, "과거에 노무현 대통령이 읽었던 책이 연이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최근에도 박원순 시장의 추천도서 리스트가 판매량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상이 있었던 것에 비추어볼 때, 안 원장에 대한 정치적 관심이 지속되는 한 이러한 파급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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