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경쟁이 붙을까.
'대한민국 최고 에이스' 한화 류현진(25)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관심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실제로 최소 3개팀에서 류현진에게 아주 깊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순히 스카우트들이 경기장을 찾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구단 실무진이 한국을 직접 찾아 그의 피칭을 지켜봤다. 종전 메이저리그 직행을 노린 한국프로야구 선수들과는 확실히 차별되는 행보다.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의 관건은 결국 몸값이다. 류현진의 경우 한화 구단의 동의하에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능하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변수가 있다. 먼저 포스팅 비용이 어떻게 될 것이고, 류현진의 순수 연봉이 어떻게 책정되느냐 따라 한화 구단의 명분도 생긴다. 또 하나, 스캇 보라스라는 큰 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건 류현진의 포스팅 금액이다. 메이저리그 진출의 열쇠를 쥐고 있는 부분이다. 1000만 달러 이상이면 고민할 것도 없다. 하지만 현실적인 고민을 해야한다. 한 메이저리그 관계자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립서비스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어차피 결정권자는 그들이 아니다. 괜한 사탕발림에 눈높이가 높아지면 곤란하다. 류현진을 보러오기 위해 많은 스카우트들이 경기장을 찾았지만 그건 그들의 업무다. 단순 보고 차원이지 선수 영입으로 이어지는건 아니다"고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결정권자들이 깊은 관심을 갖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류현진에게 확실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구단들도 있다는 점을 주목해 볼만하다. 3개팀에서 부사장·단장보좌관·운영팀장 등 구단 고위층과 실무진에서 '007 작전'으로 류현진의 선발 경기날 한국을 방문, 피칭을 지켜보고 돌아간 것으로 밝혔졌다. 보통 메이저리그에서는 선수영입 직전 실무진이 직접 현장에 파견돼 확인하는 게 관례라는 점에서 이 구단들의 류현진에 대한 관심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 가능한 대목이다.
모 야구 관계자는 "과연 류현진이 1000만달러를 받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포스팅 금액은 경쟁이 붙을 경우 자연스럽게 값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류현진을 보기 위해 한국으로 실무진을 파견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아메리칸리그 2개팀, 내셔널리그 1개팀이다. 이 중 당장 우승을 노릴 만한 강팀이 1개팀이고, 나머지 2개팀은 포스트시즌과 거리있는 팀들이라는 점에서 어떻게 경쟁이 붙을지는 미지수다.
또 하나의 변수는 거물급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다. 이미 류현진은 지난해 보라스측과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진출 길을 터놓았다. "많은 메이저리그 팀들과 두터운 관계를 맺고 있는 보라스가 류현진을 어떤 식으로 세일즈할지 주목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과거 메이저리그를 노렸던 선수들과 달리 보라스를 끼고 있는 류현진이라는 점에서 몸값 상승을 기대해 볼만하다.
지금 현재 류현진과 가장 비교되는 선수는 다르빗슈(텍사스)가 아니라 천웨인(볼티모어)이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수준급 활약을 하고 지난해 FA가 돼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대만인 투수 천웨인은 볼티모어와 3년간 1130만 달러에 계약했다. 계약금 25만 달러, 3년간 연봉 307만-357만-407만 달러를 받기로 했다. 선발투수 자리를 보장하는 조건에서 계약한 것이다. 다만 류현진의 경우 포스팅·연봉으로 이중지출의 부담이 크다는 게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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