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수비 범위와 약한 외야송구로 상대는 주저하지 않고 베이스 하나를 더 가져간다.
LG의 불안한 외야진이 이번에도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LG는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올 시즌 한화와 마지막 경기에서 1-3으로 지면서 4연패, 한화전 전적 9승 9패 1무를 기록했다. 또한 시즌 성적 51승 66패 4무로 8위 한화에 2.5경기차로 추격당했다.
천적 유창식에게 또다시 침묵한 타선이 패인이 됐지만 외야수비 역시 번번이 LG의 발목을 잡았다. 1회초부터 오선진의 볼넷 후 이여상의 중전안타 때 1루 주자 오선진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3루를 밟았다. 박용택의 3루 송구는 맥없이 3루 베이스로 굴러갔고 그 사이 이여상은 2루까지 진루했다. 무사 2, 3루 위기에서 최진행의 중견수 희생플라이에 선취점을 내주며 시작부터 한화에 끌려갔다.

외야진 불안은 쐐기점을 내준 8회초에도 나왔다. LG는 8회초 대타 고동진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았고 좌익수 정의윤의 불안한 릴레이 송구로 고동진은 3루까지 걸어갔다. 무사 3루로 몰린 LG는 마무리투수 봉중근을 투입하며 위기를 극복하려 했지만 봉중근이 장성호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아 1-3, 결정타를 허용했다.
2회초 선발투수 벤자민 주키치가 타구에 맞아 이탈하는 불운도 있었다. 그러나 LG는 올 시즌 내내 기본기를 잃어버린 채 내·외야진이 흔들렸다. 실책으로 허무하게 흐름을 상대에게 내줬고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놓쳤다. 그러면서 올 시즌 팀 실책 92개로 실책 부문 불명예스러운 1위에 자리하고 있다.
3할 타자가 6명에 이르지만 수비 불안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LG의 공격력을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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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