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고 에이스' 한화 류현진(25)은 올초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힘 좋을 때 최고의 무대에서 최고의 선수들과 한 번 겨뤄보고 싶다"며 메이저리그 직행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그는 "구단에서 일본으로 가라고 하면 일본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궁금해했다. 올 시즌을 마치면 해외 진출 자격을 그이지만 어디까지나 구단 동의하에 가능한 일이다.
메이저리그 뿐만 아니라 일본프로야구에서도 류현진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기 시작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예부터 수차례 관심을 나타낸 가운데 이대호가 뛰고 있는 오릭스 버팔로스가 류현진 조사 작업에 착수했다. 일본 은 'FA 권리 취득은 2년 후이지만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조건에 따라 미국 이외로 진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류현진은 일찌감치 미국을 목표점으로 삼았다. "일본은 생각하지 않는다. 무조건 미국으로 가고 싶다"고 거듭 이야기했다. 하지만 일본행의 가능성도 전혀 무시할 수 없다. 류현진을 노리고 있는 팀이 오릭스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한화와 오릭스는 금융 부문에서 그룹 차원의 동반자적 관계에 있으며 오랜 시간 자매구단으로 교류관계를 맺어왔다.

특히 2000년말 구대성이 일본으로 진출할 때에도 한화와 오릭스의 긴밀한 관계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통해서 주가를 올린 구대성은 독특한 투구폼의 좌완으로 특수성을 인정받아 메이저리그에서도 적잖은 관심을 나타냈다. 구대성 본인도 메이저리그 직행의 의지를 내비쳤다. 뉴욕 메츠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일본 오릭스행이었다. 오릭스의 구대성 영입 의지가 강했고, 그룹 사이의 특수관계를 활용했다. 몸값 등 조건에서도 접점을 찾으며 오릭스행이 급물살 탔다. 당시 구대성의 몸값은 계약금·연봉·이적료를 합해 총 5억엔대를 웃돈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구대성은 2001~2004년 4년간 오릭스에서 뛴 2005년 뉴욕 메츠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때 그의 나이 만 36세로 결국 1년간의 미국 생활을 정리한 뒤 한화로 돌아와야 했다. 일본을 먼저 거칠 경우 미국 진출 시기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류현진의 경우 워낙 오래전부터 메이저리그에 대한 열망을 나타냈다. 과거와 달리 메이저리그 복수의 구단들이 실무진을 한국에 파견할 정도로 큰 관심을 드러냈다. 더 이상 한국 선수라는 이유로 헐값에 매기지 않는다.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메이저리그 직행이라는 중요한 명분도 있다. 현실적으로 일본행 가능성이 낮은 이유.
하지만 포스팅 시스템에서 기대보다 낮은 금액을 제시받을 경우 전격적으로 일본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류현진의 최종 목표는 메이저리그 진출이고, 한국프로야구 출신 타이틀이 장애가 된다면 일본행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 될 수 있다. 과거 이승엽이 이 같은 케이스. 하지만 미국이 아닌 이상 해외 진출의 명분이 실리지 않고, 한화 구단에서도 내놓을리 만무하다. 이래저래 일본행의 가능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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