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필승 카드다.
한화 불펜투수 송창식(27)과 안승민(21)이 확실한 필승 카드로 자리매김했다. 송창식과 안승민은 지난 19일 대전 삼성전, 20일 잠실 LG전에서 연이틀 각각 홀드·세이브를 수확하며 팀의 2점차 승리를 지켰다. 시즌 전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송창식-안승민 라인이 한화 승리의 상징이 된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팀 내 투수 조장 박정진(36)의 생각은 어떠할까.
박정진은 지난 2년간 한화 불펜의 절대 에이스로 활약했다. 올해도 시즌 초반에는 부상 후유증으로 고생했지만, 6월 이후 서서히 안정감을 되찾았다. 그는 팀 내 유일의 좌완 투수로 송창식·안승민과 함께 필승조를 구축하고 있다. 송창식은 9살, 안승민은 15살이나 어리지만 박정진은 "두 후배를 보며 배우고 있다"고 운을 뗐다.

불펜 마당쇠로 거듭난 송창식은 올해 42경기에서 4승3패 1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3.03을 기록하고 있다. 구원등판한 3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00. 특히 후반기 24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이 1.98로 특급 수준이다. 피안타율이 1할대(.131)에 불과하며 36⅓이닝 동안 삼진 37개를 잡아내는 강력한 구위를 자랑하고 있다.
박정진은 "창식이는 올해 확실히 자기 것을 찾았다. 힘도 좋지만 완급조절까지 할 정도로 마운드에서 여유를 갖고 있다. 완급조절은 내가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묵직한 직구 만큼 슬라이더-포크볼의 활용도도 함께 높아졌다. 송창식 스스로도 "완급조절이 되며 타자와의 승부에서도 여유가 생겼다"고 자신한다.
안승민은 한화의 새로운 수호신으로 떠올랐다. 그는 올해 팀 내 가장 많은 60경기에 등판, 2승7패 16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4.67을 기록 중이다. 블론세이브는 2개로 세이브 성공률이 88.9%. 구원으로 나온 5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07에 피안타율이 2할6리에 불과하다. 시즌 중 마무리 전환의 어려움 속에서도 완벽히 연착륙했다.
박정진은 "승민이도 이제 우리팀의 마무리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마무리라는 게 심적 부담도 크고, 정말 쉽지 않은 보직이다. 처음에 이 정도로 활약할 줄 몰랐는데 정말 흔들림 없이 잘 해주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며 대견하고 고마움을 느낀다"고 했다. 안승민도 "이제는 마무리 짜릿함을 즐긴다"고 말할 정도로 적응을 끝마쳤다.
한화는 후반기 송창식-안승민이 같은 경기에 구원등판한 18경기에서 16승2패로 무려 8할8푼9리의 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이 경기에서 송창식은 2승1패 10홀드, 안승민은 1승11세이브를 수확했다. 무엇보다 두 투수 모두 20대 초중반으로 젊은 투수들이라는 점이 고무적이다. 동안의 외모를 자랑하는 박정진은 한 카툰에서 송창식과 안승민보다 어린 사람으로 비쳐졌다. 그는 "나는 보지 못했는데 주위에서 '알바'라고 말해주더라. 나는 웃고 넘겼지만 창식이와 승민이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아직 한창 때의 송창식-안승민 필승조 구축은 한화의 미래를 밝게 비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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