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빈타에 줄부상'까지…총체적 난국 해법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9.21 10: 46

1년 133경기 모두 중요하지 않은 경기는 없지만 치열한 순위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요즘 상위권 팀에게 1패는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롯데는 최근 5연패에 빠지면서 2위 자리를 빼앗긴 것은 물론 4위까지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최근 6경기에서 5패 1무, 롯데가 패배한 5경기에서 총 득점은 5점으로 경기당 1점만을 내고 있을 정도로 타격 부진이 심각하고 부상 선수까지 속출하고 있다.
20일 목동구장에서 가진 넥센과의 시즌 19차전은 최근 총체적 난국에 빠진 롯데를 그대로 보여줬다. 롯데는 안타 13개를 치고도 단 1득점에 그쳤다. 1점도 적시타가 아닌 땅볼 때 3루 주자가 들어온 것, 여기에 무려 4번의 만루 기회를 만들었지만 적시타가 하나도 안 나왔다. 2번의 무사 만루에서 내야땅볼로 1득점을 올린 게 끝이었다.

롯데 선수들의 안타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문제가 없다. 20일 경기에서도 13개의 안타를 기록했고 팀 타율도 2할6푼5리로 전체 2위에 위치해 있다. 그렇지만 구슬은 많은데 그걸 꿰지를 못한다. 필요할 때 적시타 한 방이 절실하다. 9월 이후 롯데의 득점권 타율은 1할6푼7리, 즉 득점권에 주자가 6번 나가면 안타가 고작 1번만 나오고 있다.
문제는 부담감이다. 롯데 선수들도 현재 한 경기 한 경기가 갖는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 '2위를 되찾아야 한다,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중압감이 선수들을 작아지게 하는 것이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선수들이 부담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자기 스윙을 가져가야 하는데 맞히는 데에만 주력해 스윙이 작아지고 있다"고 답답해 했다. 20일 경기에선 찬스 때마다 양 감독이 선수들을 불러 타격을 지시하기도 했으나 결국 무득점, 경기가 끝난 뒤 그는 "찬스에서 선수들이 부담을 안 가졌으면 한다"는 말을 했다.
더욱 심각한 건 시즌 막판 부상선수의 속출이다. 롯데는 시즌 중반 아픈 선수가 나오면 곧바로 쉬도록 조치하는 등 선수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덕분에 시즌 중반까지 선수들은 힘을 유지해 선두권 싸움을 벌일 수 있었다. 하지만 정규시즌 종료까지 불과 10여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줄부상이 터졌다.
20일 경기에선 롯데의 베스트 라인업 가운데 포수 강민호, 2루수 조성환, 3루수 황재균, 좌익수 김주찬이 빠진 채로 경기에 나섰다. 강민호는 18일 사직 SK전에서 김강민과 충돌해 허리에 부상을 입었고 조성환은 컨디션 조절, 황재균은 왼쪽 가래톳, 김주찬은 왼쪽 무릎이 문제였다. 가장 큰 아쉬움은 강민호다. 이번주 출전이 어려운 그가 빠지자 수비는 물론 타선의 중량감이 크게 떨어져 보였다. 조성환과 황재균은 컨디션 조절 차 스타팅에서 빠졌지만 김주찬은 최근 무릎 통증으로 선발출전 대신 대타로 출전하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여기에 1루수 박종윤까지 자기의 타구에 맞아 경기도중 교체됐다.
마운드도 정상전력은 아니다. 에이스 유먼은 왼쪽 엄지발가락 안쪽에 부상을 입어 조기 강판됐다. 전반기 맹활약했던 이용훈은 어깨 건초염으로 1군에서 제외된 후 최근에야 캐치볼을 시작했고 김성배는 오른쪽 손목뼈에 생긴 피멍으로 아직 공을 힘차게 채지 못한다.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이다. 정규시즌 11경기를 남겨둔 3위 롯데는 2위 SK와 1경기 차, 4위 두산과는 0.5경기 차다.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은 거의 확정됐지만 이젠 그 이상을 바라고 있는 롯데가 시즌 막판 찾아온 또 한 번의 위기를 어떻게 수습할 수 있을까. 다행인 점은 아직 마운드의 힘은 건재하다는 점, 9월 롯데의 팀 평균자책점은 3.24점으로 전체 2위다. 결국 타격이 살아나기 위해선 그 계기가 될 '한 경기'가 절실하다. 과연 21일 잠실 LG전이 롯데에겐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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