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화전을 교훈삼아 실점 위기 때 집중한 게 큰 도움이 됐다".
'영원한 에이스' 배영수(31, 삼성)가 2전3기 만에 9월 첫 승을 신고했다. 배영수는 20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6이닝 무실점(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쾌투를 뽐냈다. 직구 최고 149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고 슬라이더의 위력은 전성기 못지 않았다.
6회 선두 타자 김선빈에게 좌중간 3루타를 맞고 무사 3루 실점 위기에 놓였지만 김원섭, 나지완, 안치홍을 삼자범퇴로 처리하는 등 관록투를 뽐내기도. 삼성은 선발 배영수의 완벽투를 앞세워 KIA를 5-0으로 꺾고 매직 넘버를 '9'로 줄였다.

배영수는 OSEN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11일 대전 한화전(4이닝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6실점) 때 컨디션이 좋았는데 집중하지 못한 게 아쉽다. 한화전을 교훈삼아 실점 위기 때 집중한 게 큰 도움이 됐다. 6회 무사 3루 상황에서 전력을 다해 던졌는데 통했다. 뭔가 되는 느낌"이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오늘 이닝을 소화할수록 구위가 좋아졌다. 초반에는 공이 한가운데 몰렸는데 실점 위기와 같은 결정적인 상황에서 컨트롤이 좋았다. 좀 더 낮게 낮게 던져야 하는데 높으면 무조건 맞는다"며 "한화전에서는 마음이 앞서 일찍 무너졌는데 좀 더 신중히 던진 게 좋은 결과로 연결됐다. 공격과 수비 모두 큰 도움이 됐다. 야수들의 도움이 컸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배영수의 슬라이더 위력은 단연 으뜸. 그는 "오랜만에 만족할 수준의 모습이었다. 그동안 변화구를 던지다가 안타를 많이 맞았는데 직구 스피드가 144~5km에 컨트롤만 뒷받침된다면 나 스스로 자신감이 생긴다. 앞으로 컨트롤 미스를 어느 만큼 줄이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승엽이 0-0으로 맞선 5회 2사 1,2루 상황에서 선제 적시타를 터트렸고 유격수 김상수는 위기마다 명품 수비를 선보였다. 그야말로 '경북고의 날'이었다. 배영수 또한 "오늘은 경북고의 승리"라고 웃은 뒤 "여러모로 의미있는 경기"라고 다시 한 번 만족감을 표시했다.
2005, 2006년 삼성의 2년 연속 우승에 큰 공을 세운 배영수이기에 가을 잔치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은채를 위해서라도 마운드 위에서 혼신의 힘을 다할 태세. 배영수는 "가을은 나의 계절"이라며 "조용히 준비 중이다. 이제 진짜 속시원하게 해보고 싶다. 사랑하는 아내와 딸에게 했던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 싶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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