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추신수, 막판 스퍼트 가능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09.21 12: 40

일본프로야구와 미국 메이저리그도 시즌 종료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대호(30, 오릭스)와 추신수(30, 클리블랜드)로서는 막판 스퍼트가 필요한 때다.
두 선수에게 팀 순위는 큰 의미가 없다. 소속팀은 맥 빠진 시즌 막판을 보내고 있다. 오릭스는 20일 현재 50승72패10무(승률 .409)로 퍼시픽리그 최하위가 확정적이다.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클리블랜드도 추락을 거듭해 62승88패(승률 .413)로 미네소타와 함께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최하위권으로 처졌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일찌감치 물 건너갔다.
하지만 팀이 목표를 잃었다고 해서 두 선수의 목표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인 목표를 향한 두 선수의 시즌은 아직 남아있다. 이대호는 일본 진출 첫해에 개인 타이틀을 노리고 있고 추신수도 자신의 몸값을 극대화하기 위해 좀 더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칠 필요가 있다.

▲ 이대호, ‘타점은 기본, 내친김에 홈런까지?’
이대호의 올 시즌은 이미 성공적이다. 일본 진출 첫 해에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우뚝 섰다. 이대호는 132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2할8푼9리(리그 8위), 139안타(4위) 22홈런(2위) 82타점(1위)을 기록 중이다. 도루를 제외한 나머지 타격 지표들은 죄다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개인 타이틀 수상에 가까워지고 있음은 물론 좀 더 욕심을 낸다면 다관왕까지 노려볼 만하다.
현재 가장 유력한 부문은 타점이다. 2위 나카무라 다케야(세이부, 73타점)보다 9개 앞서 있다. 이대호의 최근 타점 페이스가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나카무라와 나카지마 히로유키(세이부, 70타점)도 쉽게 기록을 불리지 못하고 있다. 세이부가 오릭스보다 3경기를 더 남겨뒀다는 게 변수이기는 하나 8개의 차이는 분명 커 보인다. 남은 경기에서 경쟁자들과 비슷한 타점만 생산해도 충분히 1위를 지킬 수 있다.
홈런에서는 역전을 노린다. 홈런 1위를 달리던 이대호는 8월 이후 나카무라(24개)의 맹렬한 추격에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나카무라의 홈런 추가 속도도 그렇게 빠르지는 않다. 이대호를 떼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대호는 최근 니혼햄과의 3연전에서 6개의 안타와 1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타격감을 찾고 있다. 몰아치기에 능한 선수인 만큼 한 번 감을 잡으면 2개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을 수 있다.
홈런포가 터져나오면 자연스레 장타율도 상승하게 된다. 이대호는 시즌 4할8푼의 장타율로 페냐(소프트뱅크, .489)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3위 나카지마(.464)와의 격차가 있어 두 선수의 대결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페냐도 올 시즌 20개의 홈런을 기록 중인 장타자지만 타격의 정교함 자체는 이대호가 앞선다. 이대호가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 추신수, ‘팀 내 최고 선수 입지 다져라’
추신수는 21일(한국시간) 현재 타율 2할7푼6리(아메리칸리그 35위), 150안타(공동 20위) 15홈런 18도루(공동 18위)를 기록 중이다. 주로 중심타선에 위치했던 추신수는 올 시즌 톱타자로 나서는 빈도가 높아지면서 더 많은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벌써 544타수를 기록해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타수인 2009년(583타석)을 뛰어 넘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2009년과 2010년에 걸쳐 달성했던 2년 연속 3할과 20-20 클럽 가입은 다소 어려워진 상태다. 3할은 쉽지 않아 보이고 20-20 클럽은 홈런 개수가 부족하다. 최근 한 달 동안 한 개의 홈런도 치지 못한 추신수가 남은 12경기에서 홈런 5개를 치기는 어렵다. 그러나 클리블랜드 최고 타자의 입지를 굳히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추신수는 올 시즌 클리블랜드 야수 중 마이클 브랜틀리와 함께 가장 많은 경기(143경기)에 나섰다. 2할7푼7리의 타율과 150안타는 브랜틀리(.283, 151안타)에 이은 팀 내 2위 기록이다. 홈런은 카를로스 산타나(16개)에 이어 2위, 도루도 제이슨 킵니스(27개)에 이어 2위다. 거의 모든 타격 지표에서 2위에 올라 있다는 것은 그만큼 추신수가 다방면에서 활약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순위를 1위로 끌어올릴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도루를 제외한 나머지 부문은 1위와의 차이가 거의 없다.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충분히 역전이 가능하다. 추신수가 클리블랜드 최고 타자임을 증명하는 것은 향후 예상되는 이적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측면이 있다. 클리블랜드는 늦어도 다음 시즌부터는 추신수의 트레이드를 놓고 고민해야 할 처지다. 8월 중순 이후 타격감이 떨어진 모습인 추신수로서는 막판 스퍼트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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