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핵잠수함' 김병현(33)이 '쿨'하던 평소와 달리 신중했다.
김병현은 지난 20일 목동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5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3-1로 승리하면서 김병현은 시즌 3승째를 가져갔다.
9월 들어 3승9패의 부진에 빠져 있던 넥센은 김시진 전 감독 경질 후 김성갑 감독대행 체제가 시작된 지난 18일 잠실 LG전부터 3연승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기고도 어수선한 팀 분위기에 평소 다른 일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던 김병현조차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김병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마운드 위에서 잘 해보려고 너무 생각이 많았다. 이것저것 시도해보다 보면 이미 점수를 내줬고 경기 흐름이 넘어갔다. 생각을 비우고 공격적으로 던진 것이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 시즌이 아니라 내년을 바라본다고 생각하다 보니 안일했던 면이 있었다. 못해도 '올해는 적응기간이고 내년에 잘 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 실수였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내년 성적을 더 기대한다는 마음에 잡을 경기를 미처 못 잡고 막판에 뒤쳐진 것 같다"며 베테랑 선수로서 선수들에게 느낀 점을 밝혔다.
결국 팀을 되살리는 방법은 다시 죽기살기로 매달리는 수밖에 없다. 김병현은 "김시진 감독님이 안 계시지만 남은 사람들이 잘 해야 한다. 지금 팀이 어수선한데 다른 선수들과 함께 얼마 남지 않은 경기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병현은 올 시즌이 한국 무대 첫 해지만 이미 한국 선수로 따지면 16년차 베테랑이다. 메이저리그 시절 독립적인 성격으로 알려졌던 그도 이제 혼자 잘한다고 해서 모든 일이 잘 풀리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팀에 쓴소리를 던지며 자신을 비롯한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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