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버티고 있는 것 같아요.”
지난 12일 아이돌그룹 유닛으로는 최초로 정규 1집 앨범을 발표한 오렌지캬라멜. 이들은 생각보다 담담하게 기쁨을 만끽하고 있었다. 레이나는 “많은 선배님들이 컴백을 하셨는데 그 사이에서 잘 버티고 있는 것 같아요. 저희끼리 잘 한다하고 있죠”라며 리지와 나나를 돌아다 봤다. 제대로 된 휴가도 없이 2012년을 달린 오렌지캬라멜은 ‘찡긋’, 순간의 눈빛 교환으로 서로에게 파이팅을 외치는 듯 보였다.
“사실 저희는 잘되고 안되고 실감을 못해요. 잘된다고 해도 그게 위로를 해주려고 그러는 건지 정말인지 모르겠고요. 그냥 많은 분들이 따라해 주시니까 그런 부분 보면서 좋아하고 있어요.”(리지)

오렌지캬라멜이 고유의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데에는 ‘뽕끼(트로트풍의 노래)’와 ‘후크송’ 등의 차별화 전략 덕분이다. 뽕끼와 후크송의 조화는 ‘마법소녀’, ‘아잉♡’, ‘샹하이 로맨스’, ‘방콕시티’까지 따라하고 싶고, 따라부르기 쉬운 노래를 완성시켰다.
이들은 음악만큼이나 독특한 패션 스타일을 고수한다. 만화 속 주인공들이 입을 법한 원피스에 마법 지팡이를 흔들던 오렌지캬라멜은 이번에 눈썹을 핑크색으로 염색하고 무대에 올랐다. 감히 따라해 볼 엄두 조차 안나는 파격적인 스타일링이지만 주체가 오렌지캬라멜이 될 때 이유 없이 납득이 된다. ‘어울리겠다’는 괜한 기대와 함께 말이다.
“저희가 과하게 많은 것을 해 왔잖아요.(웃음) 80년대 복고풍 헤어스타일인 자존심 머리도 했고요. 또 뭐가 있을까 하다가 포인트 입술, 눈썹 등을 하게 됐는데 반응이 긍정적이었어요. 물론 처음에 ‘진짜 해요?’라고 묻기는 했어요.(웃음) 팬들도 처음에는 특이하다는 반응이었는데 이제는 좋게 봐주시는 것 같더라고요. 저희만 할 수 있는 디자인인 것 같아서 만족이에요.”(레이나)

오렌지캬라멜의 무대에서는 안무, 의상, 노래 무엇 하나 빼놓을 수가 없다. 특히 표정 연기가 일품이다. 하루에 4~5시간 동안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은 세 사람은 이제 몸이 먼저 기억하는 내공으로 인해 자다 일어나서도, 컨디션이 좀 안 좋은 와중에도 금세 오글오글 표정 연기를 완성시킬 수 있게 됐다.
“노래하는 3분 동안 저는 연기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감정을 느끼고 감정에 취하고 그렇게 무언가를 표현하려고 해요. 표정 연기만큼은 그냥 저희가 제일 잘하는 거 같아요. 하하.”(리지)
“저는 아직도 거울을 보면서 연습을 해요. 전에는 4~5시간씩 표정 연습만 한 적도 있었어요. 거울만 보면서 이런저런 표정을 짓고 있으면 뭐하는 걸까 싶기도 했죠.(웃음) 그 내공이 쌓였는지 오렌지캬라멜이 상큼발랄한 표정은 최고라고 ‘저희끼리는’ 그렇게 봐요.”(레이나)
지난 2010년 오렌지캬라멜이라는 유닛 그룹을 결성하고 처음으로 무대에 섰던 세 사람은 벌써 3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들이 소원하는 한 가지는 바로 음악프로그램 1위. 소감이 어떨것 같냐는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세 사람은 “울어버릴 것 같아요. 정말 힘들었거든요. 뭘 하겠다는 공약을 하고 싶은데 지금 1위라는 말만 들어도 눈물이 나거든요. 그냥 펑펑 울 것 같아요”라고 입을 모았다.
“앞으로 저희의 다양한 모습을 봐주세요. 오렌지캬라멜만이 할 수 있는, 오렌지캬라멜다운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하거든요. 전 오렌지캬라멜 애들 보면 기분 좋아진다는 말 들을 때 행복해요.”(나나)
지나던 어르신들의 알은 체에 기분이 좋아지고(나나), 마트에 가서 덤으로 빵을 하나 더 넣어주시는 어머니들의 관심에 행복해지고(리지), 연예인 몸무게 획득을 위한 고지가 머지 않아 하루하루가 즐거운(레이나) 오렌지캬라멜은 상큼발랄이라는 수식어를 위해 존재하는 듯이 한결같이 씩씩해고 유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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