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4번타자 박병호(26)가 2관왕과 MVP 굳히기에 들어갔다.
박병호는 2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한화와의 원정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 4회 선제 솔로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 활약을 펼쳤다. 이날 경기 전까지 29홈런-97타점이었던 박병호는 122경기만에 30홈런-100타점 고지를 점령했다. 올 시즌 리그 최초이고 박병호 개인으로도 첫 기록이다.
1회 첫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박병호는 0-0으로 팽팽히 맞선 4회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한 방을 터뜨렸다. 한화 선발 김혁민의 4구째 바깥쪽 높은 132km 포크볼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비거리 115m 솔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시즌 30호 홈런.

지난해 7월31일 트레이드 마감시한에 맞춰 LG에서 넥센으로 옮긴 박병호는 8월 이후에만 12홈런을 치며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13개)으로 잠재력을 보였다. 여세를 몰아 풀타임 4번타자 첫 해가 된 올해 박병호는 20홈런을 넘어 단숨에 30홈런 고지까지 밟으며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내친김에 100타점까지 돌파했다. 1-4로 뒤진 6회 2사 2·3루에서 김혁민의 2구째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를 가볍게 받아쳐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2타점 적시타로 연결시켰다. 정확히 시즌 100타점을 채우는 순간이었다. 지난해 31타점이 개인 한 시즌 최다기록이었지만 올해는 이를 훌쩍 넘겼다. 아울러 타점 부문 2위 박석민(삼성·88타점)과 격차도 두 자릿수로 벌렸다.
30홈런-100타점은 거포를 상징하는 지표로 통한다. 올해로 31년째를 맞이한 프로야구 역사를 통틀어 30홈런-100타점 기록은 올해 박병호가 40번째다. 역대 최다 5차례의 30홈런-100타점을 시즌을 보낸 이승엽을 비롯해 심정수·우즈(4회)·마해영(3회)·장종훈·박재홍·호세·이호준(2회) 등 23명밖에 기록하지 못한 의미있는 기록이다.
홈런-타점 2관왕을 사실상 굳힌 박병호는 20홈런-20도루라는 색다른 기록에도 도전중이다. 17도루를 성공한 그는 3개의 도루를 성공하면 20-20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역대 30홈런-100타점 타자 중 20-20 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1991년 빙그레 장종훈, 1996년·2000년 현대 박재홍, 1999년 해태 양준혁·홍현우와 한화 데이비스 등 5명의 선수로 총 6차례 나왔다. 그 중 박재홍·홍현우·데이비스는 30-30 클럽에 100타점까지 넘겼다.
만약 박병호가 20-20까지 가입할 경우 30홈런-100타점-20도루를 달성하게 된다. 2000년 박재홍에 이어 12년만의 기록. 8회 마지막 타석에서 좌측 펜스를 맞히는 대형 2루타를 터뜨리며 3안타 경기를 완성한 박병호는 장타율도 0.570으로 한화 김태균(0.554)을 밀어내고 이 부문 1위로 뛰어올랐다. 홈런-타점-장타율 3개 부문 1위. 박병호의 데뷔 첫 MVP 가능성도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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