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추락 롯데, '홀짝 징크스' 안 믿을 수 없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9.22 07: 15

"한국시리즈가 혹시 11월까지 밀리지는 않겠지?"
지난달 말, 롯데가 2위 자리를 굳혀가는 가운데 선두 삼성까지 넘보던 시기에 롯데 양승호 감독은 올해 팀의 '홀짝 징크스'를 꺼냈다. 올해 롯데는 짝수달에는 성적이 좋고 홀수달에는 성적이 나쁜 징크스가 있다.
짝수달인 10월은 포스트시즌이 벌어지는 달, 징크스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롯데는 좋은 성적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다만 한국시리즈 일정이 뒤로 밀려 11월까지 간다면 홀수달로 넘어가기에 그건 불안하다는 게 양 감독 말의 요지였다. 농담과 함께 올해 가을야구는 예전과 다를 것이라는 자신감도 은근히 내비친 한 마디였다.

롯데에겐 불행하게도 9월에도 이 징크스는 이어지고 있다. 롯데는 21일 잠실 LG전에서 득점권 침묵, 그리고 연이은 내야 실책 등 총체적 난국을 겪으면서 4-6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벌써 6연패, 올 시즌 최다연패를 당한 롯데는 두산과 공동 3위가 됐다. 2위 SK와는 1.5경기 차이, 이제 올 시즌도 10경기밖에 안 남은것을 감안하면 적은 격차가 아니다.
올해 롯데는 홀수달과 짝수달의 기복이 심했다. 4월 10승 5패 1무, 승률 6할6푼7리 공동 1위로 시즌을 시작했던 롯데, 하지만 5월에는 12승 14패 1무 승률 4할6푼2리로 승률이 뚝 떨어졌다. 양승호 감독 부임이후 첫 스윕을 당한 것도 5월 사직 넥센전이었다.
한 달이 지나 짝수달이 된 6월, 롯데는 다시 14승 10패 1무 승률 5할8푼3리로 반등에 성공한다. 불펜진의 짜임새가 좋아진 것도 바로 6월이다. 이어 7월엔 7승 9패 1무 승률 4할3푼8리로 다시 하락세를 겪는다. 당시 롯데는 한 달동안 58득점에 그치며 8개구단 가운데 최소득점을 기록했다.
롯데의 8월은 질주의 연속이었다. 13승 8패 1무, 승률 6할1푼9리로 4월 이후 가장 좋은 월간성적을 거뒀다. 그러면서 롯데는 8월부터 2위 자리를 놓지 않았다. 득점력은 떨어졌으나 8월 월간 평균자책점 2.65로 짠물야구를 제대로 펼쳤다. 그렇지만 9월, 올 시즌 마지막 홀수달 롯데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월간 성적 6승 9패 1무 승률 4할, 이달 팀 타율은 2할7푼으로 전체 2위지만 장타 실종으로 득점은 뒤에서 두 번째다.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동안 롯데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홀수달엔 높이 올라갔다 짝수달엔 내려오는 식이었다. 다만 홀수달에 조금 높이 올라갔기에 올 시즌 가을야구 진출은 사실상 결정지었다. 3위 롯데와 5위 넥센의 격차는 6.5경기, 롯데가 4강을 확정짓기까지 필요한 승수는 4승이다.
징크스가 이어져오고 있으니 포스트시즌이 시작되는 10월에는 괜찮을 것이라는 무조건적인 믿음은 위험하다. 그만큼 롯데는 현재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단순히 패배가 반복되는 게 아니라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고, 설상가상으로 부상선수까지 속출하고 있다. 베스트 라인업에서 벌써 포수 강민호, 1루수 박종윤이 부상으로 잔여경기 출장이 불투명하다. 10월의 롯데를 예측하기에 앞서 9월의 롯데에게 해법이 시급하다. 선두 삼성과의 22일 대구경기에서 과연 롯데가 연패를 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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