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게 만났다. 조금 더 여유로운 상황에서 만났다면 '김학범 더비'라며 웃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웃는 얼굴로 맞이하기에는 양 팀 모두 절박하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강원FC가 절체절명의 위기상황 속에서 성남 일화를 만난다. 강원은 2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2라운드 경기서 성남과 격돌한다.
스플릿 라운드 두 번째 경기를 맞이하는 양 팀 모두 분위기가 썩 좋지 않다. 현재 그룹 B 최하위로 강등의 위협에 시달리는 강원은 성적 부진에 남종현 대표이사의 사퇴라는 내흉까지 겹쳤다.

남 대표이사가 돌연 사퇴를 표하며 재정 문제도 덩달아 불거졌다. 선수단 월급도 제대로 지급되지 못할 정도라는 웅성거림이 커지고 있다. 안팎으로 수선스러운 가운데 경기를 치러야하는 선수단의 마음이 편할리가 없다.
그룹 B로 내려앉은데다 스플릿 라운드 첫 경기서 패하며 기운이 빠진 성남도 사정은 썩 좋지 않다. 개막 전만 해도 우승후보로 손꼽히며 야심차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상위 그룹인 그룹 A 잔류에 실패했다. 설상가상으로 홈에서 대전 시티즌에 역전패를 당하는 등 스플릿 라운드에 들어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흐름을 바꿔놓을 1승이 절실하다.
양 팀 모두 부진 탈출과 분위기 반전을 위해 승리가 간절하다. 얄궂은 인연도 승리에 대한 각오를 한 몫 거든다. 시즌 중반 강원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학범 감독이 인연의 중심이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성남에서 K리그 우승·준우승 및 컵대회 준우승으로 '황금시대'를 이끈 김 감독은 벼랑 끝에서 친정팀과 만나게 됐다. 하필이면 성남 역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반갑게, 혹은 여유롭게 맞이하기엔 얄궂은 상황이다. 김 감독은 물론 강원도 성남도, 이렇게 절박한 상황에서 서로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costball@osen.co.kr
강원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