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외국인투수, 누가 남고 누가 떠나나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9.22 08: 35

'유먼은 지켜야 하고, 사도스키는 고민이 되고'.
올해 롯데의 외국인투수 두 명인 라이언 사도스키(30)와 쉐인 유먼(33)의 재계약 전선을 표현하면 이렇다. 영입당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좌완 유먼은 올해 최고의 외국인투수 가운데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13승(4위) 7패 평균자책점 2.57(2위) 탈삼진 142개(2위) 178⅔이닝(2위) 등 선발투수에게 필요한 거의 모든 지표에서 최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일단 롯데 구단은 유먼을 반드시 잡고자 한다. 다만 재계약 성공을 장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먼에 이미 복수의 일본 구단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유먼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일본 퍼시픽리그 모 구단은 유먼의 거취에 주목하고 있다. 좌완투수에 큰 키, 공을 숨겨서 나오는 특이한 투구 폼에다가 140km 후반대를 형성하는 직구와 슬라이더-서클 체인지업 등 변화구, 제구력 구사도 모두 능한 게 유먼이다. 일본야구에 정통한 야구 관계자는 "일본 구단에서 전형적으로 좋아할 유형의 투수가 바로 유먼이다. 한국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투수 가운데 유먼이 영입리스트 1순위일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유먼 본인은 "아직 리그가 끝나지 않았다. 내게 먼저 기회를 준 롯데구단에서 적당한 대우를 해 준다면 남아있고 싶다"는 반응이지만 현실상 일본 프로야구 구단과 '머니 게임'에 들어가면 이기는 것이 힘든 게 사실이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유먼은 당연히 붙잡고 싶은 선수다. 최근 일본 구단들은 예전처럼 큰 액수를 베팅하는 일이 줄어들었으니 (유먼 잔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사도스키는 올해 성적을 감안했을 때 잔류여부가 불확실하다. 올 시즌 8승 7패 평균자책점 4.32를 기록 중인 사도스키는 규정이닝을 채운 21명의 투수들 가운데 평균자책점 순위가 20위다. 그나마 현재 성적도 최근 들어 좋은 모습을 꾸준히 보여준 덕분에 많이 호전된 것이다.
롯데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된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사도스키의 재계약은 불투명해 보였다. 이닝 소화능력이 지난해보다 떨어져 불펜부담이 가중되고 좀처럼 승리를 거두지 못했었다. 하지만 최근 사도스키는 연달아 호투하며 '슬로 스타터'다운 모습을 보였다. 관건은 포스트시즌 활약이다. 사도스키는 지난 2년간 포스트시즌 3경기에 출전해 1승 평균자책점 1.93으로 롯데 선발투수 가운데 가장 잘 던지고 있다.
일단 구단 관계자는 "사도스키의 재계약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전제조건은 포스트시즌 활약이다. 매년 시즌 초반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외국인투수가 재계약을 하기 위해선 시즌 막판,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사도스키의 재계약 여부는 유먼의 거취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롯데가 유먼을 붙잡아놓는 데 성공하면 사도스키보다 더 나은 선수를 찾기 위해 교체카드를 써도 큰 부담이 없다. 그렇지만 유먼이 떠나는 경우를 가정하면 최소한 검증된 카드인 사도스키는 붙잡은 채 다른 한 명을 물색하는 편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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