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미래 향한 준비는 이미 시작됐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9.22 06: 44

“좀 보고 싶은 선수가 있다.”
LG가 미래를 향한 액셀을 강하게 밟았다. LG 김기태 감독은 21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5명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신진세력 4명을 넣었다.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는 전날 어깨부상으로 적어도 10일 동안은 선발 등판이 힘들어진 상태, 최고참 최동수와 류택현은 이미 2013시즌을 기약했기 때문에 엔트리에서 뺐다. 중심 선수 3명 외에 1군에서 빠진 외야수 윤정우와 내야수 윤진호는 신진세력 경쟁구도 속에서 2군으로 내려갔다.  

이들 대신 올 시즌 전성기의 구위를 찾아가는 우투수 이동현과 시즌 중반 뜻하지 않는 발목 부상으로 8경기 출장에 그친 김선규를 콜업해 불펜을 보충했다. 시즌 종료까지 11경기만 남았지만 주키치가 나가면서 선발진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투수가 리즈 밖에 없기 때문에 불펜 보강이 필요하다. 실제로 21일 경기에서 선발투수 임찬규의 투구수는 72개에 불과했음에도 5회부터 최성훈으로 교체, 적극적으로 불펜을 운용했다.
불펜 외에도 2루수 정주현과 김영관을 함께 올려 시즌 내내 물음표였던 2루 경쟁의 내부평가를 마치려는 의도도 보였다. 지금까지 LG는 서동욱, 김태완, 김일경, 김용의, 정주현, 최영진 등 수많은 내야수를 2루에 투입했지만 확실한 주전 2루수를 정하지 못한 상태다.
수비에선 서동욱이 가장 뛰어나지만 지난 시즌에 비해 타격이 많이 떨어졌고 김태완은 기량과 몸 상태 모두 기복이 심하다. 김일경은 7월 28일 이후 2군에만 있으며 김용의는 일단은 유틸리티 플레이어 역할을 맡고 있다. 2013시즌 주전 2루수는 오는 겨울이 다 지나가야 윤곽이 드러나겠지만 일단은 시즌 후 제출할 NC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위해서라도 실전 기량점검이 필요하다.  
김기태 감독은 한 해 동안 이미 많은 신진 투수들이 1군 마운드를 밟은 만큼, 투수진 보다는 야수진에서 신예선수들을 성장시키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FA 자격을 얻는 정성훈·이진영과 재계약을 체결해 점진적일 리빌딩, 즉 신진세력과 베테랑 간의 경쟁을 통한 선수단 개편에 임할 뜻을 보였다. 지난 8월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10명의 신인 중 7명이 야수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김 감독은 야수진에서 기량이 발전된 선수로 오지환, 정의윤, 김용의를 꼽으면서도 “더 잘해야 한다. 아직 슈퍼스타가 되기에는 갈 길이 멀다”며 “정의윤의 경우 타격시 임팩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들 모두 겨울 내내 훈련량을 많이 가져가야 될 것이다. 투수쪽에 비해 야수쪽은 어린 선수가 별로 없는데 교육리그를 통해 내년에 입단하는 신인선수도 몇 명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LG는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는 동안 매번 지금과 다른 미래를 꿈꿨다. 분명한 것은 미래는 현재를 통해 열어야한다는 점이다. 2012시즌 LG가 남긴 성적은 지난 10년과 다르지 않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신예 선두들을 2군에 올리고, 때로는 선발 라인업에 넣으면서 이들이 지닌 기량의 크기를 직접 측정했다. 단순히 드래프트에서 유망한 신인을 지명하고 거액의 계약금을 쏟는 게 아닌 1군과 2군의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선수단 운영을 의도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한 시즌의 성패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면, 2012시즌에도 LG는 실패했다. 하지만 2013, 혹은 2014시즌을 성공적으로 장식하기 위한 기반을 꾸준히 마련 중이다. 2012시즌 얻은 수확은 불펜진이었다. 불펜진이 양적·질적으로 향상되면서 팀 평균자책점 4.00으로 2003시즌 이후 9년 만에 3점대 평균자책점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반면 수비시 빈틈이 많은 야수진과 선발진은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다. LG는 지금부터 앞으로 1, 2년 동안 펼쳐질 일련의 작업들을 통해 답안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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