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5위를 한다면 정말 의미있다".
넥센 김성갑(50) 감독대행이 남은 시즌 5위 수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2일 현재 넥센은 57승63패2무 승률 4할7푼5리로 6위 KIA(54승61패6무·0.470)에 반경기차 앞선 5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후반기 추락과 함께 6위로 떨어졌지만 지난 20일 29일 만에 5위 자리에 돌아왔다. 김성갑 감독대행 체제에서 3승1패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것이다.
김성갑 감독대행은 "내가 잘 하는 건 없다. 김시진 감독님이 계실 때와 똑같이 운용하고 있다. 지금 내가 분위기가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그보다는 선수들에게 남은 기간 '눈치보지 말고 자신있게 즐기자'고 주문했다"며 "구단에서도 조용히 잘 마무리해줄 것을 부탁했다. 나도 이 팀에서 오래한 만큼 좋은 마무리의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갑 대행이 말한 책임감에는 5위 수성의 의지가 포함돼 있다. 김 대행은 "어차피 4강에 진출하지 못하면 나머지 순위는 큰 의미가 없다. 꼴찌는 충격이 조금 있겠지만, 나머지 5~7위는 비슷하다"며 "하지만 우리팀은 다르다. 5위를 하면 히어로즈 창단 이후 처음이다. 포스트시즌 팀과 가까워질수록 선수단이 내년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넥센은 지난 2008년 창단 후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2008년 7위, 2009년 6위, 2010년 7위에 머물더니 지난해에는 최하위로 추락했다. 2009년 6위가 최고순위인 만큼 5위라는 자리가 갖는 의미가 다를 수밖에 없다. 전반기 한 때 창단 후 처음 1위에 올랐으나 후반기 추락을 겪은 팀이 다시 반등하는 모양새로 마무리 짓는다면 유종의 미와 함께 내년을 기약할 수 있다.
김성갑 대행은 혹여라도 '감독 욕심'으로 비쳐질까 선수들에게는 직접적으로 5위 수성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팀의 미래를 위해서는 5위 도전이 중요하다. 김병현에게 선발 기회를 주고, 개인 타이틀이 걸린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대행은 "김병현은 앞으로 우리팀 마운드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할 선수다. 브랜든 나이트와 앤디 밴 헤켄 등 외국인 투수들이 잘하지만 팀에 아직 어린 투수들이 많다. 김병현 같은 선수가 자리잡으면 팀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타이틀이 걸려있는 선수들에게도 "무리시키지 않는 선에서 선수 본인이 원한다면 기회를 주겠다. 타이틀이 있기 때문에 매경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것"이라며 긍정론을 이야기했다.
넥센의 5위 수성의 분수령은 바로 22~23일 목동 KIA전이다. 김성갑 대행은 "우리보다는 KIA가 더 부담을 느낄 것이다. 요즘 우리 선수들의 집중력이 강해졌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물론 이 와중에도 미래 가치를 찾는데 주력한다. 22일 KIA전에 이보근을 3년 만에 선발등판시키는 것도 같은 의미. 김성갑 대행은 "젊은 투수가 기회를 잘 살리면 선수에게도 팀에도 모두 좋은 일"이라고 했다. 감독대행 신분에도 김성갑 대행은 오랫동안 팀을 지킨 산증인답게 히어로즈의 앞날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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