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여파 방송 하차, 왜 늘 '초고속'일까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2.09.22 09: 31

극성맞은 일부 안티 의견 전체로 오인..상심
'다른 사람에게 비난 옮아갈까' 책임감도
리쌍의 길과 개리가 지난 21일 예능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너무나 '빠른' 결단에 시청자들은 '멘붕'에 빠졌다.

3일 전만 해도 리쌍은 '슈퍼7' 콘서트를 둘러싼 논란에 차분하게 대응했다. 개리가 트위터에 '모두를 만족 시킬수 없지만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돈을 쫒아가면 돈이 독이 된다는걸 경험했던 놈으로서 노력하겠습니다'라고 글을 올리고 좌석배치를 조정해 티켓값을 조정하고자 했던 것. 그러나 이들은 3일만에 콘서트를 취소하고 방송 하차라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고 말았다.
그 사이 멤버들은 일부 네티즌의 극성맞은 비난에 많이 힘들어한 것으로 보인다. 개리가 콘서트 취소 관련 공지를 올리기 직전 한 네티즌에게 '안한다 안해'라고 글을 남긴 것은 이들이 그동안 얼마나 시달렸는지 시사하는 대목.
앞서 가수가 논란에 휘말리자마자 방송에서 하차한 사례는 또 있다. 이하늘은 지난해 11월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 말로 인해 DJ DOC 전멤버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하자, 즉각 출연 준비 중이었던 종편 프로그램 합류를 취소하고 MBC '놀러와' 등에서 하차했다. 억울함을 호소할 줄 알았던 기자회견장에서 방송 하차를 발표하자 일각에서는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느냐'는 반응이 쏟아졌다. 당시 이하늘은 기사 밑에 달린 댓글 등에 상당히 상처를 받고 예민해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초고속' 하차가 결정되는 것은 연예인 본인의 심경이 가장 큰 작용을 한다. SNS의 발달로 안티팬들의 멘션이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데다, 논란 기사 밑에 달리는 상당한 악플이 해당 연예인을 크게 압박하는 것. 방송 프로그램에 민폐를 끼쳐서는 안된다는 의식이 투철한 연예인 입장에서는 위축이 되고, 하차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범법 행위 등 하차를 반드시 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 작은 논란에만 휘말려도 하차가 결정되는 사례가 종종 생긴다.
리쌍의 경우에도 소속사가 어떻게 손을 쓰기 전에 멤버들이 트위터를 통해 하차를 발표했다. 쏟아지는 비난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 두 사람이 다 책임을 지고, '꼬리'를 잘라낸 셈이다. 그 논란에 동의하지 않았거나, 있는지도 몰랐던 시청자들은 이들을 응원할 새도 없이 TV에서 이들을 보는 기쁨을 잃게 됐다.
최근 한 논란에 휩싸인 바있는 연예인의 한 연예관계자는 "대중의 특성상, 논란에 무심하거나 상관 없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조용히 사태를 지켜보는 반면, 일부 과격한 네티즌이 연예인들을 집요하게 공격하는데, 이를 당하는 연예인 입장에서는 이같은 공격이 전체적인 '여론'으로 느껴져 크게 상심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는 처지라면, 차근차근 객관적으로 판단할 여유가 없는 게 사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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