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데니스(35)는 고개를 떨궜다. 친정팀을 상대로 당한 패배가 유독 쓰게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강원FC는 2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2라운드 성남 일화와 경기서 0-1로 패하며 스플릿 라운드 2연패에 빠졌다. 이날 패배로 강원은 승점 없이 1패만을 더하며 7승4무20패(승점 25)로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전반 성남의 공세에 너무 일찍 선제골을 내준 것이 아쉬웠다. 공격력이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골을 노려봤지만 성남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한동원을 투입했지만 큰 성과가 없었다.

이에 김학범 감독은 후반 20분 백종환 대신 데니스를 교체 투입했다. 데니스는 들어가자마자 곧바로 날카로운 슈팅을 날리며 성남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데니스의 슈팅은 골포스트 바로 옆으로 빗겨나가며 아쉽게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얼핏 보면 골이라고 생각할 정도의 미세한 차였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강원은 후반 초반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다시 성남에 주도권을 내줬다. 데니스는 최전방에서 웨슬리와 함께 득점 기회를 노렸지만 성남의 미드필드 압박으로 인해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는 못했다. 친정팀을 상대로 멋진 골을 성공시키고 싶었을 데니스로서는 아쉬운 일이다.
데니스에게 있어 성남은 문자 그대로 '친정팀'이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성남 유니폼을 입고 맹활약했던 데니스는 김학범 감독, 신태용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던 선수다. 성남 공격의 핵으로 활약하며 리그 우승과 각종 컵대회 우승, 2004년 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까지 일궈냈다.
성남에서 뛰며 K리그와 소속팀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던 데니스는 '이성남'이라는 이름으로 귀화하기도 했다. 성남팬들에게 있어서도 여러 모로 잊을 수 없는 선수다. 김학범-신태용의 사제지간 맞대결은 물론 데니스가 친정팀 성남을 상대로 어떤 플레이를 펼칠지가 주목받기도 했다.
그런 데니스는 지금 은사인 김학범 감독과 함께 강원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다. 실력도 녹슬지 않았다. 김 감독의 강원 부임 소식에 제 발로 찾아와 입단 테스트를 받았던 데니스는 6경기서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강원의 새로운 공격 옵션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데니스의 날카로운 발끝은 이날 빛날 기회가 없었다. 교체 투입 후 유효슈팅 하나를 기록하며 득점에 대한 기대를 높였지만 기회는 그것뿐이었다. 누구보다 이날 경기서 골을 넣고 싶었을 데니스는 오랜만에 다시 만난 친정팀이 승리에 기뻐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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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