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신현철(25)은 2012년 9월 21일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프로데뷔 첫 안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뒤늦게 1군에 합류한 신현철은 21일 대전 한화전에서 7회 좌익수 오른쪽 2루타를 작렬, 1루 주자 문우람을 홈으로 불러 들였다. 2006년 입단 후 무려 7년만에 기록하는 데뷔 첫 안타, 더불어 첫 타점을 기록한 순간이었다.
신현철의 1군 데뷔는 지난해였다. 시즌 막판 13경기에 출전, 9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그는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살려내는 데 성공했다. 21일 데뷔 첫 안타를 기록한데 이어 22일 목동 KIA전에선 4회 김민우를 대신해 출전, 6회 역전 적시타를 터트렸다.
지재옥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KIA를 3-4까지 추격한 6회 2사 만루에서 신현철은 상대 선발 앤서니 르루의 초구를 그대로 밀어쳐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역전 2타점 적시타를 작렬시켰다. 2경기 연속 2루타, 그리고 승부처에서 나온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다소 이름이 낯선 신현철이지만 벌써 프로 7년차 선수다. 2006년 현대의 지명을 받고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당해년도 현대의 지명은 지금도 꾸준히 회자되는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 연고지 없음으로 1차 지명권을 박탈당했던 현대지만 2차 1번에서 광주일고 포수 강정호를 지명,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격수로 키워냈고 2번은 김영민을 선택해 투수진의 한 축으로 자리잡게 했다.
그 뒤로도 뛰어난 선수가 이어진다. 3번 황재균은 한때 히어로즈의 내야진을 책임질 자원으로 꼽혔으며 4번 조용훈은 데뷔 2년차인 2007년 15홀드 9세이브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하며 풍부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지금은 2군에서 기량을 가다듬는 중. 6번은 포수로 1군에 자주 출전했던 유선정, 7번은 내야수 유재신이다. 한 해에 1군에 올라오는 선수가 한 명만 있어도 성공으로 평가받는데 당시 현대는 1번부터 7번까지 모두 1군무대를 밟고 몇 명은 팀의 핵심으로 자리잡아 대표적인 '성공 지명'으로 거론된다.
그리고 당시 5번 지명이 신현철이었다. 유신고를 졸업한 신현철은 고등학교 3학년 때 팀의 창단 첫 봉황대기 우승을 이끌었다. 빠른 발과 준수한 수비력을 갖춰 많은 기대를 받은 신현철이지만 프로에 와서 활약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여전히 타격실력은 인정 받았지만 부상으로 오랜시간 고생을 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뒤 그는 "2군에서 방망이가 잘 맞지 않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포기하려고도 했었다. 마침 1군에서 불러 주셔서 뒤늦게 합류한 만큼 편하게 타석에 들어가라는 조언이 지금의 좋은 모습의 비결인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신현철은 "작년 시즌에 1군에 올라와 안타가 하나도 없었는데 그게 후회가 된다. 이번 시즌 뒤늦게 올라왔지만 자신감을 갖고 타석에 들어서자고 생각했다. 제일 자신있는 부분은 수비인데 일단 타격에서 보완점이 많다고 생각하고 이 부분은 더 열심히 연습해 내년에는 좀 더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신현철의 동기생들은 그보다 앞서 프로에서 자기의 위치를 굳혀가고 있다. 우리 나이로 올해 스물 여섯, 결코 늦은 나이가 아니다. 신현철의 야구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가능성있는 선수들에게 풍부한 기회를 주겠다고 선언한 김성갑 감독대행 아래에서 신현철이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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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