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우리 골대에 볼을 찼을 뿐입니다".
'백전노장' 김병지(42, 경남)이 단단히 화났다. 생애 첫 퇴장 명령을 받은 김병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경남은 22일 전주에서 열린 K리그 A그룹 32라운드 경기서 전북에 1-2로 패했다. 전반 13분 주장 강승조가 선제골을 터트린 경남은 기선제압에 성공했지만 김병지와 정다훤이 퇴장 당하며 수적으로 밀려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경기의 분수령은 김병지의 퇴장. 전반 35분 문전 혼전 중 볼이 경남 진영 오른쪽 엔드라인으로 흐르자 전북 수비수 박원재와 김병지가 함께 달려 들었다. 사실상 나가는 볼이었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아도 됐지만 김병지는 박원재와 경합을 했다.

그 과정에서 박원재가 넘어지자 심판은 지체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몸이 닿지 않았다는 김병지는 거칠게 항의했다. 항의가 계속되자 결국 옐로카드를 한장 받았다. 전북의 이동국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자 김병지는 골대 안에 있던 볼을 옆그물쪽으로 강하게 찼다. 심판 이후 다시 옐로카드 한장을 더 꺼내며 김병지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지난 1992년 프로 데뷔 후 김병지는 이날 생애 첫 퇴장을 당했다. 경고를 받은 경우는 있었지만 단 한차례도 없었던 것. 첫 퇴장인 만큼 김병지는 안타까움이 컸다. 김병지는 경기를 마친 후 "흥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상대 선수도 아니라고 한 것을 판정이 애매한 것 같다"면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분위기가 좋았는데 감독님과 후배들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김병지는 억울했다. 첫 번째 옐로카드는 이해할 수 있지만 두 번째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것. 그는 "그저 화가 난 마음에 골대로 찼을 뿐이다. 다른 선수들도 그렇게 하는데 경고를 받았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심판판정에 대해 말해서는 안되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K리그 통산 598경기를 치른 그는 600경기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첫 퇴장이라는 점이 너무나도 아쉬워 보였다. 김병지는 "정말 열심히 노력했는데 첫 퇴장을 당해 너무 아쉽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당하지 않았던 것을 당해 보니 이런 기분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또 김병지는 "우리는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막차인 8위로 상위 A그룹에 합류했지만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그 노력이 정당하게 보상 받았으면 좋겠다. 앞으로 후배들과 더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변함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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